과수원 가장자리에 소나무가 줄지어 서 있는 땅을 두고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아버지가 40년 넘게 농사지은 땅이고 도로 옆 소나무 부분만 이번에 수용됐는데 자경감면을 받을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답은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입니다. 갈리는 지점은 소나무의 크기나 수량이 아니라 그 나무를 누가 왜 심었는지입니다. 농지를 보호하려고 인위적으로 심은 방풍림이라면 농지로 볼 여지가 있지만, 자연적으로 자란 수림이라면 방풍림 기능을 하고 있어도 농지가 아니라는 것이 법원의 판단입니다.
농지법은 방풍림을 어떻게 보나요
농지법 제2조 제1호는 농지를 두 갈래로 정의합니다. 가목은 농작물 경작지 또는 다년생식물 재배지로 이용되는 토지이고, 나목은 그 토지의 개량시설 부지입니다.
개량시설의 범위는 농지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나와 있습니다. 유지와 양배수시설, 수로, 농로, 제방, 그리고 토양의 침식이나 재해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설치한 방풍림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방풍림이 개량시설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므로, 방풍림 부지는 농지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여기서 조문의 표현 하나가 뒤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설치한 방풍림이라고 적혀 있다는 점입니다.
예규는 무엇을 말했나요
이 쟁점에 대한 유권해석이 오래전에 나와 있습니다. 재일 46014-72(1998년 1월 16일)는 양도소득세가 면제되는 8년 이상 자경농지에는 지적공부상의 지목과 무관하게 실제로 경작에 사용된 과수원이 포함되며, 그 과수원을 경작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부수되는 방풍림과 농도, 농막 등은 농지로 본다고 회신했습니다. 다만 그것이 경작을 위해 필수적으로 부수되는 토지인지는 소관 세무서장이 사실조사하여 판단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정리하면 방풍림은 농지에 해당할 수 있고, 다만 필수적으로 부수되는지는 사실관계로 확인된다는 것입니다. 자동으로 농지가 되는 것이 아니라 입증의 문제라는 뜻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방풍림은 대체로 인정될 것처럼 보입니다.
판례는 어디에 선을 그었나요
제주에서 매우 유사한 사실관계로 다투어진 사건이 있습니다. 과수원을 운영하던 납세자가 인접한 임야를 함께 소유하고 있었고, 그 임야에 소나무가 자생하면서 과수원에 대해 방풍림 기능을 하고 있었습니다. 공공용지 협의취득으로 임야와 과수원을 함께 양도한 뒤, 이 임야도 방풍림이므로 농지에 해당한다며 농지대토 감면을 적용해 달라는 경정청구를 했습니다.
법원의 판단은 예규만 보고 예상한 것과 달랐습니다. 제주지방법원 2020구합6093(2021년 5월 13일)은 개량시설에 해당하는 방풍림은 농지를 위하여 의도적으로 설치된 것, 즉 인위적으로 수목을 식재하여 조성된 수림에 한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어떤 토지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수림이 인접 농지에 대하여 방풍림의 기능을 한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인접 농지의 개량시설이라고 볼 것은 아니라고 판시했습니다.
결론은 이렇게 이어집니다. 그 수림이 과수원에 대해 방풍림의 기능을 했더라도 이는 과수원을 운영하면서 자연적으로 형성되어 있던 수림의 혜택을 받은 것에 불과하고, 그 토지가 개량시설로 설치된 방풍림의 부지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납세자가 잡목을 제거하고 방제를 해 왔다는 사정은 관리에 해당할 뿐 설치로 보지 않았고, 취득 당시부터 소나무가 자생하던 임야였으며 수목을 식재해 수림을 조성했다는 자료가 없다는 점이 함께 지적됐습니다. 항소심인 광주고등법원 제주재판부 2021누1888(2021년 12월 9일)도 같은 결론을 유지했습니다.
예규와 판례가 충돌하는 것인가요
서로 어긋나는 것이 아니라 층이 다릅니다. 예규는 방풍림이 농지에 포함될 수 있다는 원칙을 세웠고, 판례는 그 방풍림의 범위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수림은 들어가지 않는다는 한계를 그었습니다.
그래서 방풍림이 자경농지 감면이나 농지대토 감면의 대상이 되려면 두 가지가 함께 충족되어야 하는 구조가 됩니다. 하나는 인위적으로 식재하고 설치한 방풍림일 것이고, 다른 하나는 경작에 필수적으로 부수되는 토지일 것입니다. 앞의 것이 판례가 세운 기준이고 뒤의 것이 예규가 요구한 기준입니다.
기능을 하고 있느냐가 아니라 설치된 것이냐가 갈림길이라는 점이 이 사건의 핵심입니다. 바람을 막아 주고 있다는 사실은 양쪽 모두에서 동일했지만 결과는 달라졌습니다.
실제로는 무엇이 확인되나요
결국 조성 경위를 보여 줄 수 있는지가 남습니다. 언제 누가 어떤 목적으로 나무를 심었는지에 관한 자료입니다. 식재 시기와 비용, 수종 선택, 배치 형태처럼 사람이 의도적으로 조성했음을 보여 주는 사정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반대로 취득 당시부터 이미 나무가 있었던 경우, 지목이 임야이고 등기와 대장에 다른 사정이 남아 있지 않은 경우에는 어려워집니다. 관리해 온 사실만으로는 설치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 위 판결의 판단이었습니다. 오래 관리해 왔다는 점과 처음에 심었다는 점은 별개로 다뤄집니다.
지목이 임야라는 사실 자체가 결론을 정하지는 않습니다. 예규가 지적공부상 지목과 무관하게 실제 경작에 사용된 과수원을 포함한다고 밝힌 것처럼, 실제 이용 현황이 기준이 됩니다. 다만 방풍림 부지로 인정받는 경로에서는 조성 경위라는 관문이 하나 더 놓여 있는 셈입니다.
정리하면
방풍림은 농지법상 개량시설에 이름이 올라가 있어 농지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예규도 과수원 경작에 필수적으로 부수되는 방풍림을 농지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법원은 그 방풍림을 인위적으로 식재하여 조성된 수림으로 한정했습니다. 자연적으로 자란 나무가 결과적으로 바람을 막아 주고 있더라도 개량시설로 설치된 방풍림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같은 자리에 같은 소나무가 서 있어도 심은 나무인지 자란 나무인지에 따라 감면 여부가 갈립니다.
농지 여부는 감면 요건을 따지기 전에 먼저 정해져야 하는 문제입니다. 이 단계에서 농지가 아니라고 판단되면 8년 자경이든 대토든 그다음 논의로 넘어가지 못합니다. 수용이나 양도가 예정된 토지에 임야가 섞여 있다면 조성 경위를 보여 줄 자료가 남아 있는지가 먼저 확인되는 이유입니다.
- 농지의 정의 - 농지법 제2조 제1호. 가목은 농작물 경작지 또는 다년생식물 재배지로 이용되는 토지, 나목은 그 토지의 개량시설 부지
- 개량시설의 범위 - 농지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유지, 양배수시설, 수로, 농로, 제방과 함께 토양의 침식이나 재해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설치한 방풍림이 열거
- 예규 - 지적공부상 지목과 무관하게 실제 경작에 사용된 과수원을 포함하며, 과수원 경작에 필수적으로 부수되는 방풍림과 농도, 농막 등은 농지로 봄. 필수적으로 부수되는 토지인지는 소관 세무서장이 사실조사하여 판단(재일 46014-72, 1998년 1월 16일)
- 판례 - 개량시설에 해당하는 방풍림은 농지를 위하여 의도적으로 설치된 것, 즉 인위적으로 수목을 식재하여 조성된 수림에 한하며, 자연적으로 형성된 수림이 인접 농지에 방풍림 기능을 한다는 사정만으로 개량시설로 볼 수 없음(제주지방법원 2020구합6093, 2021년 5월 13일. 항소심 광주고등법원 제주재판부 2021누1888, 2021년 12월 9일)
- 관리와 설치의 구분 - 잡목 제거와 방제 등은 관리에 해당하고 설치로 보지 않음
- 두 기준의 관계 - 예규는 방풍림이 농지에 포함될 수 있다는 원칙, 판례는 자연 형성 수림을 제외한다는 한계를 제시. 인위적 식재와 경작에의 필수적 부수 두 가지를 함께 충족해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