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 카드로 결제한 지출이 전부 비용으로 처리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담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질문이 사업자 카드로 썼는데 왜 비용이 안 되느냐인데, 세법은 결제 수단이 아니라 지출의 성격을 봅니다. 같은 헬스장 회비라도 대표 본인이 다니면 가사 경비가 되고 직원 복지로 지출하면 복리후생비가 되는 것이 그래서입니다.
필요경비란 무엇인가요
필요경비는 소득세법 제27조 제1항에 정의가 있습니다. 사업소득금액을 계산할 때 필요경비에 산입할 금액은 해당 과세기간의 총수입금액에 대응하는 비용으로서 일반적으로 용인되는 통상적인 것의 합계액입니다. 매출을 만들기 위해 통상적으로 쓰이는 지출인지가 기준이라는 뜻입니다.
반대편에는 필요경비 불산입 규정이 있습니다. 소득세법 제33조 제1항 제5호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가사의 경비와 이에 관련되는 경비를 필요경비에서 제외하고, 시행령 제61조 제1항 제1호는 이를 사업자가 가사와 관련하여 지출하였음이 확인되는 경비로 규정합니다. 아래에서 보는 항목들은 결국 이 두 조문 사이 어디에 놓이는지의 문제입니다.
경조사비는 어디까지 인정되나요
거래처 결혼식이나 장례식에 낸 축의금과 조의금은 기업업무추진비 성격으로 봅니다. 소득세법 제35조 제1항은 기업업무추진비를 접대와 교제, 사례 그 밖에 유사한 목적으로 지출한 비용으로서 업무와 관련이 있는 자와 업무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하여 지출한 금액으로 정의합니다. 업무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는 친구나 가족 경조사는 여기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언급되는 20만원은 한도가 아니라 증빙 기준선입니다. 시행령 제83조 제2항은 경조금의 경우 20만원, 그 밖의 경우 3만원을 기준으로 정하고 있고, 이 금액을 넘는 지출은 신용카드나 세금계산서 같은 증명서류가 없으면 필요경비에 산입하지 않습니다. 경조사비는 성격상 카드 결제가 어렵기 때문에 20만원까지는 청첩장과 부고 문자, 계좌이체 내역이 지출 사실의 근거가 됩니다. 20만원을 넘겨 지출하면 초과분만 잘리는 것이 아니라 그 건 전체가 증명서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다뤄집니다.
병원비와 헬스장, 미용실, 학원비는 어떻게 되나요
대표 본인의 병원비와 약값, 헬스장 회비, 미용실 비용, 자기계발 목적의 학원비는 시행령 제61조 제1항 제1호의 가사 관련 경비에 해당합니다. 사업자 카드로 결제했더라도 결론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같은 항목이라도 지출 대상이 직원이면 근거 조문이 바뀝니다. 시행령 제55조 제1항 제19호는 종업원을 위하여 직장체육비와 직장문화비, 가족계획사업지원비, 직원회식비 등으로 지출한 금액을 필요경비로 열거하고 있고, 직원 건강검진비와 교육훈련비도 복리후생 목적이 확인되면 같은 취지로 검토됩니다. 다만 직원 명의로 등록해 두고 실제로는 대표가 사용하는 경우는 지출 대상이 직원이 아니므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자녀 학원비를 사업 경비로 넣는 사례가 종종 있는데, 가사 경비가 그대로 드러나는 지점입니다.
항공권과 숙박비는 어떻게 되나요
거래처 미팅이나 현장 실사, 세미나 참석처럼 업무 목적이 확인되는 출장 비용은 필요경비가 됩니다. 시행령 제55조 제1항 제21호도 업무와 관련이 있는 해외시찰비와 훈련비를 필요경비로 열거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가족 여행 항공권은 결제 수단과 무관하게 가사 경비입니다.
목적을 무엇으로 입증하는지가 실제 다툼의 대상이 됩니다. 출장 일정표와 미팅 상대와 주고받은 내역, 세미나 등록 확인서가 업무 관련성의 근거로 쓰입니다. 한편 항공권과 KTX 같은 여객운송 용역은 부가가치세법 제39조에 따라 매입세액 공제가 되지 않습니다. 부가가치세 공제가 안 되는 항목이라도 소득세 필요경비는 별개로 판단되므로 두 세목의 결론이 다르게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표자 본인 급여가 필요경비가 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개인사업자 대표의 급여는 필요경비에 산입되지 않습니다. 시행령 제55조 제1항 제6호가 필요경비로 열거한 것은 종업원의 급여인데 사업주 본인은 종업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업에서 남은 이익 자체가 대표의 소득이므로 자기 자신에게 지급한 급여를 다시 비용으로 빼는 구조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법인은 다릅니다. 대표이사는 법인과 구별되는 임원이어서 보수가 원칙적으로 손금이 되고, 법인세법 시행령 제43조는 이익처분에 의하여 지급하는 상여금과 정관이나 주주총회 결의로 정한 급여지급기준을 초과한 임원 상여금, 지배주주 등인 임원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더 지급한 보수만 손금불산입 대상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개인과 법인의 차이가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항목입니다. 개인사업자인데 대표자 본인에게 급여를 지급하고 연말정산까지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구조는 필요경비 부인으로 이어집니다.
4대보험료는 어디까지 필요경비인가요
직원분과 대표 본인분의 처리가 다르고 대표 본인분도 보험 종류에 따라 갈립니다. 시행령 제55조 제1항 제11호는 국민건강보험법과 고용보험법,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의하여 사용자로서 부담하는 보험료 또는 부담금을 필요경비로 정합니다. 직원분 사업주 부담금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대표 본인의 건강보험료는 별도의 호에 있습니다. 제11호의2는 직장가입자로서 부담하는 사용자 본인의 보험료를, 제11호의3은 지역가입자로서 부담하는 보험료를 필요경비로 열거합니다. 제11호의4는 고용보험법에 따른 예술인과 노무제공자, 자영업자가 피보험자로서 부담하는 보험료를, 제11호의5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노무제공자와 중소기업 사업주가 피보험자로서 부담하는 보험료를 같은 방식으로 다룹니다.
국민연금은 여기에 없습니다. 대표 본인의 국민연금 보험료는 필요경비가 아니라 소득세법 제51조의3의 연금보험료공제로 종합소득금액에서 공제됩니다. 장부에 비용으로 잡느냐 신고서에서 소득공제로 빼느냐의 차이여서 어느 쪽으로도 중복해 반영하면 과다계상이 됩니다.
부동산 중개수수료와 차량유지비는 어떻게 되나요
사무실이나 상가를 임차하면서 지급한 중개수수료는 사업 관련 지출이라 필요경비가 됩니다. 주택 중개수수료는 원칙적으로 가사 경비이고, 직원 숙소용으로 임차한 경우처럼 사업 관련성이 확인되는 경우에 한해 검토 대상이 됩니다.
주유비와 보험료, 수리비, 주차비 같은 차량유지비는 업무에 사용한 부분이 필요경비입니다. 다만 업무용승용차에는 운행기록부와 업무전용자동차보험, 감가상각비 한도 같은 별도 규정이 붙습니다. 차량비는 1,500만원까지 된다는 설명이 널리 퍼져 있지만 실제로는 항목별로 기준이 다릅니다. 이 부분은 분량이 많아 다음 편에서 따로 다룹니다.
증빙을 받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사업과 관련해 다른 사업자로부터 재화나 용역을 공급받고 증명서류를 받지 않거나 사실과 다른 증명서류를 받으면 소득세법 제81조의6의 증명서류 수취 불성실 가산세가 붙습니다. 필요경비에 산입하는 것이 인정되는 금액의 2퍼센트이고 종합소득 산출세액이 없는 경우에도 적용됩니다. 다만 시행령이 정하는 소규모사업자와 소득금액이 추계되는 자는 대상에서 빠집니다.
사업 경비가 되지 않는 지출이라도 다른 경로에서 공제 대상이 되는 경우는 있습니다. 근로소득이 있는 가족이 요건을 갖춰 지출한 의료비나 교육비는 연말정산에서 공제 대상이 되고,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 소득공제는 카드 명의자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맞벌이 부부라면 누가 기본공제를 받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므로, 사업 경비에서 빠지는 것이 곧 아무 데서도 쓸 수 없는 지출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되는 지출은 증명서류까지 함께 확인되고, 되지 않는 지출은 처음부터 사업용 결제와 섞이지 않은 상태가 장부에서 구분이 분명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항목이 가장 복잡한 업무용승용차를 정리합니다.
- 필요경비의 원칙 - 소득세법 제27조 제1항, 총수입금액에 대응하는 비용으로서 일반적으로 용인되는 통상적인 것
- 가사 관련 경비 - 소득세법 제33조 제1항 제5호, 시행령 제61조 제1항 제1호, 가사와 관련하여 지출하였음이 확인되는 경비는 필요경비 불산입
- 기업업무추진비 정의 - 소득세법 제35조 제1항, 업무와 관련이 있는 자와 업무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하여 지출한 금액
- 증명서류 기준금액 - 시행령 제83조 제2항, 경조금 20만원 그 밖의 경우 3만원, 초과 시 신용카드와 세금계산서 등 필요
- 종업원 급여 - 시행령 제55조 제1항 제6호, 사업주 본인 급여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음
- 직원 복리후생 - 시행령 제55조 제1항 제19호, 직장체육비와 직장문화비, 직원회식비 등
- 업무 관련 출장 - 시행령 제55조 제1항 제21호, 업무와 관련이 있는 해외시찰비와 훈련비
- 보험료 - 시행령 제55조 제1항 제11호 사용자 부담분, 제11호의2 직장가입자 본인 건강보험료, 제11호의3 지역가입자 본인 보험료, 제11호의4 예술인과 노무제공자 및 자영업자 고용보험료, 제11호의5 노무제공자와 중소기업 사업주 산재보험료
- 국민연금 - 소득세법 제51조의3 연금보험료공제, 필요경비가 아닌 소득공제
- 증명서류 미수취 - 소득세법 제81조의6, 2퍼센트 가산세, 소규모사업자와 추계 대상자는 제외
- 법인 임원 보수 - 법인세법 시행령 제43조, 이익처분 상여와 지급기준 초과 상여, 지배주주 등 과다 보수만 손금불산입
- 여객운송 매입세액 - 부가가치세법 제39조, 항공권과 KTX 등은 부가가치세 공제 대상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