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소득세 신고 화면을 열면 신고 유형부터 고르게 되어 있습니다. 간편장부와 복식부기, 단순경비율과 기준경비율이라는 말이 한꺼번에 나와서 어느 것을 골라야 할지 막막해지는 지점입니다. 그런데 이 넷은 취향대로 고르는 선택지가 아닙니다. 업종과 직전연도 수입금액에 따라 지켜야 할 의무가 먼저 정해지고, 그다음에 장부를 실제로 썼는지에 따라 남는 방식이 결정되는 구조입니다.
신고 방식은 어떻게 나뉘나요
크게 두 갈래입니다. 장부신고는 실제 수입과 지출을 기록한 장부를 근거로 소득금액을 계산하는 방식이고, 간편장부와 복식부기로 나뉩니다. 추계신고는 장부 없이 국세청이 정한 경비율로 소득금액을 추정하는 방식이고, 단순경비율과 기준경비율로 나뉩니다.
여기서 순서가 중요합니다. 먼저 내가 간편장부 대상자인지 복식부기의무자인지가 정해집니다. 이것을 기장의무라고 부릅니다. 그다음 실제로 장부를 썼는지에 따라 장부신고를 할지 추계신고로 갈지가 갈립니다. 기장의무와 실제 신고 방식은 별개의 층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기장의무는 무엇으로 정해지나요
업종을 세 그룹으로 나누고 직전연도 수입금액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첫 번째 그룹은 농업과 임업, 어업, 광업, 도매 및 소매업, 부동산매매업 등입니다. 두 번째 그룹은 제조업과 숙박 및 음식점업, 건설업, 운수업, 정보통신업, 금융 및 보험업 등입니다. 세 번째 그룹은 부동산임대업과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교육서비스업, 보건업, 예술스포츠여가관련 서비스업 등입니다. 프리랜서는 대체로 세 번째 그룹에 들어갑니다.
직전연도 수입금액이 첫 번째 그룹은 3억원, 두 번째 그룹은 1억 5천만원, 세 번째 그룹은 7,500만원에 못 미치면 간편장부 대상자이고, 그 이상이면 복식부기의무자입니다. 의사와 변호사, 세무사, 회계사, 건축사 같은 전문직 사업자는 수입금액과 관계없이 복식부기의무자입니다. 개업 첫해부터 복식부기로 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기준이 되는 것이 올해 매출이 아니라 작년 수입금액이라는 점이 자주 혼동됩니다. 올해 매출이 크게 늘었더라도 그 사실이 이번 신고의 기장의무를 바꾸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작년에 이미 기준을 넘었다면 올해 신고에서 복식부기의무를 검토하게 됩니다.
장부를 쓰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나요
추계신고로 가게 되고, 이때 단순경비율과 기준경비율 중 어느 쪽이 적용되는지가 다시 갈립니다. 직전연도 수입금액이 첫 번째 그룹 6천만원, 두 번째 그룹 3,600만원, 세 번째 그룹 2,400만원에 못 미치면 단순경비율 대상이고 그 이상이면 기준경비율이 적용됩니다.
단순경비율은 수입금액에 국세청이 고시한 경비율을 곱해 필요경비를 인정하는 방식이라 증빙 없이도 계산이 끝납니다. 기준경비율은 매입비용과 임차료, 인건비라는 주요 경비만 증빙으로 인정하고 나머지를 비율로 계산하는 방식이어서 증빙이 없으면 인정되는 경비가 크게 줄어듭니다.
주의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복식부기의무자가 장부 없이 추계로 신고하면 단순경비율이 적용되지 않고 기준경비율로 갑니다. 여기에 더해 산출세액의 20퍼센트에 해당하는 무기장가산세가 따라붙습니다. 무신고까지 겹치면 납부세액의 20퍼센트와 수입금액의 0.07퍼센트 중 큰 금액이 무신고가산세로 부과되므로 부담이 더 커집니다.
네 가지 방식은 무엇이 다른가요
단순경비율은 장부가 필요 없고 계산이 가장 간단합니다. 대신 실제 경비가 얼마였든 반영되지 않습니다. 기준경비율은 주요 경비 세 가지를 증빙으로 인정받고 나머지는 비율로 처리합니다. 증빙을 갖춘 만큼만 반영되는 구조입니다.
간편장부는 가계부처럼 날짜순으로 수입과 지출을 기록하는 방식입니다. 실제 경비를 전부 반영할 수 있고 감가상각비도 필요경비로 넣을 수 있습니다. 결손이 나면 그 결손금을 15년간 이월해 공제할 수 있다는 점도 추계신고와 다른 대목입니다. 복식부기는 모든 거래를 차변과 대변으로 나눠 기록하는 회계 장부 방식입니다. 자산과 부채, 자본까지 함께 반영되므로 정확도가 높은 대신 작성이 어렵습니다.
어느 쪽이 세금이 적게 나오나요
단순경비율이 편하다고 해서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니고, 장부를 쓴다고 항상 유리한 것도 아닙니다. 실제 경비가 경비율로 인정되는 금액보다 많은지 적은지에서 갈립니다.
프리랜서 디자이너의 수입이 2,000만원이고 업종의 단순경비율이 64.1퍼센트라고 놓겠습니다. 단순경비율로 계산하면 필요경비가 1,282만원으로 인정되어 소득금액은 718만원입니다. 실제 경비가 장비와 소프트웨어, 교육비를 합쳐 800만원이었다면 장부신고 시 소득금액은 1,200만원이 됩니다. 이 경우에는 단순경비율 쪽 소득금액이 작습니다. 반대로 실제 경비가 1,500만원이었다면 장부신고 시 소득금액이 500만원이 되어 장부 쪽이 작아집니다. 경비율은 업종코드마다 다르므로 위 수치는 구조를 보여 주는 예시입니다.
결국 비교의 축은 하나입니다. 실제 경비가 경비율로 인정되는 필요경비보다 많은지입니다. 다만 복식부기의무자라면 이 비교 이전에 의무가 먼저 있으므로 장부 작성 여부를 따지는 문제로 돌아갑니다.
신규 사업자는 어떻게 되나요
사업 첫해에는 직전연도 수입금액이 없습니다. 그래서 신규 사업자는 원칙적으로 간편장부 대상자로 봅니다. 다만 전문직 사업자는 첫해부터 복식부기의무자이므로 예외입니다.
추계신고를 할 때 어떤 경비율이 적용되는지는 별도로 확인하게 됩니다. 신규 사업자의 경우 해당연도 수입금액이 복식부기의무자 기준을 넘으면 단순경비율이 아니라 기준경비율이 적용되는 구조여서, 첫해 매출이 크게 나온 경우에는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순서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먼저 업종 그룹과 직전연도 수입금액으로 간편장부 대상자인지 복식부기의무자인지를 확인합니다. 다음으로 장부를 실제로 기장했는지를 봅니다. 기장했다면 각자의 의무에 맞춰 간편장부 신고나 복식부기 신고로 갑니다. 기장하지 않았다면 추계신고가 되고, 직전연도 수입금액이 단순경비율 기준에 못 미치면 단순경비율, 그 이상이면 기준경비율이 적용됩니다.
복식부기의무자가 추계로 가면 무기장가산세가 산출세액의 20퍼센트로 붙기 때문에, 이 구간에서는 장부를 쓰는지가 세금 계산 이전의 문제가 됩니다. 프리랜서는 대부분 세 번째 그룹이라 직전연도 수입 2,400만원과 7,500만원이 두 개의 분기점이 됩니다.
다음 편에서는 간편장부 신고가 홈택스에서 어떤 순서로 진행되는지 보겠습니다.
- 업종 그룹 - 1그룹은 농림어업과 광업, 도매 및 소매업, 부동산매매업 등. 2그룹은 제조업과 숙박 및 음식점업, 건설업, 운수업, 정보통신업, 금융 및 보험업 등. 3그룹은 부동산임대업과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교육서비스업, 보건업, 예술스포츠여가관련 서비스업 등
- 복식부기의무자 기준(직전연도 수입금액) - 1그룹 3억원 이상, 2그룹 1억 5천만원 이상, 3그룹 7,500만원 이상. 미만이면 간편장부 대상자
- 전문직 - 의사와 변호사, 세무사, 회계사, 건축사 등은 수입금액과 관계없이 복식부기의무자
- 단순경비율 기준(직전연도 수입금액) - 1그룹 6천만원 미만, 2그룹 3,600만원 미만, 3그룹 2,400만원 미만. 그 이상이면 추계 시 기준경비율 적용
- 복식부기의무자의 추계 - 단순경비율이 적용되지 않고 기준경비율 적용, 산출세액의 20퍼센트 무기장가산세
- 무신고가산세 - 납부세액의 20퍼센트와 수입금액의 0.07퍼센트 중 큰 금액(복식부기의무자)
- 결손금 이월공제 - 장부신고 시 결손금을 15년간 이월해 공제 가능. 추계신고는 결손금 이월공제 불가
- 신규 사업자 - 직전연도 수입금액이 없으므로 원칙적으로 간편장부 대상자. 전문직은 첫해부터 복식부기의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