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매장 계산대에 카드단말기를 두 대 놓습니다. 하나는 사업자 명의, 다른 하나는 개인 명의의 이른바 ‘비사업자 카드단말기’입니다. 일부 매출을 개인 명의 단말기로 결제하면 사업자 매출이 줄어 세금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매출을 나누는 간단한 방법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사업장에서 발생한 매출을 다른 단말기로 결제받고 신고에서 제외하면 매출누락입니다. 비사업자라는 상품명이나 개인 명의 계약이 그 매출을 비과세로 바꾸어 주지는 않습니다.
단말기 두 대로 나눠도 매출의 주인은 같습니다
예를 들어 한 음식점의 한 달 카드 결제금액이 3,300만원이라고 가정하겠습니다. 사업자 명의 단말기로 2,200만원, 개인 명의 단말기로 1,100만원을 결제받았습니다.
| 구분 | 결제금액 | 신고할 때의 처리 |
|---|---|---|
| 사업자 명의 단말기 | 2,200만원 | 음식점 매출에 포함 |
| 개인 명의 단말기 | 1,100만원 | 음식점 매출에 포함 |
| 전체 카드 결제금액 | 3,300만원 | 전액을 기준으로 신고 검토 |
위 금액은 설명을 위한 가상 사례의 부가세 포함 결제금액입니다. 부가세 과세표준인 공급가액과는 구분해야 합니다.
음식을 제공한 곳도, 그 대가를 벌어들인 사업자도 같습니다. 결제단말기의 계약 명의만 달라졌다고 별개의 사업에서 발생한 매출이 되지 않습니다. 가족이나 직원 명의를 사용하더라도 실제 사업자에게 귀속되는 매출은 그 사업자의 신고에 포함해야 합니다. 국세청도 직원 명의 단말기를 이용한 사례에서 실질과세 원칙에 따라 이 점을 명시했습니다. 국세청 보도자료, 참고3 사례2
단말기를 여러 대 사용하는 것 자체가 탈세인 것은 아닙니다. 이 글에서 경고하는 행위는 하나의 사업에서 발생한 매출 일부를 다른 명의로 결제받아 의도적으로 신고에서 제외하는 것입니다.
‘비사업자’와 ‘세금 없음’은 다른 말입니다
비사업자 카드단말기는 사업자등록증 없이 개인 명의로 가입할 수 있다는 의미로 홍보됩니다. 가입 요건에 관한 설명과 세법상 납세의무는 별개입니다. 실제로 사업을 하면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했다면 단말기 상품명이 무엇이든 사업 매출을 기준으로 신고해야 합니다. 부가가치세법
국세청이 2024년 공개한 불법 광고 사례에는 ‘절세단말기·분리매출·카드매출 현금화’라는 문구와 세금·보험료가 부과되지 않는다는 홍보가 포함돼 있습니다. 당시 일부 미등록 업체가 받은 수수료는 약 7~8%였습니다. 이는 당시 적발 대상 업체에 대한 설명이며, 모든 개인 가입형 결제서비스의 수수료나 적법성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국세청 보도자료, 1쪽
결제업체의 수수료와 정산에는 기록이 남습니다
결제대행업체가 받는 수수료 역시 업체의 수입입니다. 사업자가 받는 정산금액과 업체가 차감하는 수수료를 계산하려면 결제금액, 취소금액, 지급할 금액에 관한 자료가 필요합니다.
가령 고객이 110만원을 결제하고 업체가 수수료 8만8,000원을 차감한 뒤 101만2,000원을 지급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사업자의 매출을 확인할 때는 통장에 입금된 순액뿐 아니라 고객이 결제한 총액과 취소 여부까지 대조해야 합니다. 수수료 차감과 매출 신고는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다만 업체가 수수료 수입을 신고한다는 이유만으로 개별 가맹점의 모든 매출이 자동으로 확인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더 직접적인 근거는 결제대행자료 제출 의무입니다. 부가가치세법 제75조는 해당 결제대행업체 등에 판매·결제 관련 명세를 매 분기 말일의 다음 달 15일까지 제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부가가치세법 제75조
업체가 신고하지 않아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미등록 업체가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홈택스에 매출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에도 신고의무는 남습니다. 국세청은 빅데이터 분석으로 미등록 업체를 적발하고, 그 업체에서 확보한 실제 가맹점 매출자료를 신고내역과 비교한다고 밝혔습니다. 국세청 보도자료, 2~3쪽
사업자의 입장에서도 결제 승인내역, 정산명세, 계좌 입금내역, 장부를 함께 놓으면 어느 단말기에서 받은 금액을 신고에서 제외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개인 명의를 사용했다는 사정만으로 이 기록들이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모든 거래가 언제 적발될지, 적발률이 몇 퍼센트인지까지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미 공개된 적발 경로가 있고, 같은 방식으로 추징된 사례도 있습니다. 지금 홈택스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신고하지 않아도 되는 매출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직원 명의 단말기로 분산한 헬스장의 실제 사례
국세청이 공개한 헬스장 사례는 이번 주제와 직접 맞닿아 있습니다. 사업자는 미등록 결제대행업체와 공모해 직원 명의로 계약하고, 직원 명의 단말기로 이용료를 결제받은 뒤 그 금액을 돌려받았습니다. 신고할 때는 홈택스에 조회되는 매출만 반영했습니다.
국세청은 업체에서 확보한 가맹점 매출자료로 누락을 확인해 부가가치세를 추징했습니다. 해당 업체도 부가가치세와 법인세를 신고하지 않았지만 적발됐습니다. 다만 원문은 단말기의 설치 대수를 밝히지 않았고 추징액도 ‘00백만원’으로 처리했으므로, 정확한 대수나 금액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국세청 보도자료, 6쪽
부정과소신고가 인정되면 가산세율은 40%입니다
매출누락이 확인되면 당초 납부했어야 할 부가가치세와 소득세 등을 다시 계산합니다. 여기에 신고 관련 가산세와 납부지연가산세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흔히 ‘부정가산세는 두 배’라고 표현하지만, 일부 매출을 누락한 신고인지 신고 자체를 하지 않은 것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 신고 유형 | 일반적인 경우 | 부정행위가 인정되는 경우 |
|---|---|---|
| 과소신고 | 과소신고납부세액 등의 10% | 부정과소신고납부세액 등의 40% |
| 무신고 | 무신고납부세액의 20% | 부정무신고납부세액의 40% |
국내 거래의 기본 세액 기준입니다. 법인과 복식부기의무자의 소득세에는 수입금액 기준과 비교하는 별도 계산 규정이 있습니다.
질문의 상황처럼 신고는 하면서 매출 일부를 제외했다면 과소신고가 문제됩니다. 부정행위가 인정되는 부분은 일반 과소신고의 10%와 비교해 세율이 4배인 40%입니다. 2배라는 비교는 일반 무신고 20%와 부정 무신고 40%에 해당합니다. 국세기본법 제47조의2·제47조의3
다만 단말기를 두 대 사용했다거나 매출을 누락했다는 사실만으로 40%가 자동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장부를 거짓으로 작성하거나 거래를 은폐하는 등 세금의 부과·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적극적 행위가 있었는지를 봅니다. 다른 명의의 단말기를 이용해 실제 매출 귀속을 감추는 방식은 이러한 부정행위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조세범 처벌법 제3조 제6항
설명을 위해 누락 매출에 따른 추가 부가가치세가 1,000만원이고 전액 부정과소신고로 인정된다고 가정하면, 과소신고가산세만 400만원입니다. 본세와 합계 1,400만원이며 납부지연가산세와 소득세 등은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매출액의 40%를 일괄 부과한다는 뜻도, 세금 전체가 무조건 두 배가 된다는 뜻도 아닙니다. 국세기본법 제47조의3·제47조의4
이미 사용했다면 정산내역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단말기 계약서, 월별 결제·취소 내역, 수수료 명세, 정산계좌 입출금 내역을 모아 기존 신고와 대조해야 합니다. 홈택스 조회금액만 확인하면 업체가 제출하지 않은 매출을 다시 놓칠 수 있습니다.
직원이나 가족 계좌를 거쳤다면 그 계좌에서 사업자에게 반환된 금액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이미 신고한 매출을 중복 반영하지 않도록 하고, 누락분이 있으면 신고 여부에 따라 수정신고 또는 기한후신고를 검토해야 합니다.
단말기 업체의 절세 설명을 믿고 높은 수수료까지 부담했더라도, 실제 매출에 대한 납세의무가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계산대에서 단말기를 나눠 결제받은 매출도 신고할 때는 빠짐없이 합산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