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승계·증여

아버지는 싸게 준 줄, 아들은 싸게 산 줄 알았습니다 - 가족 회사 주식 이야기

아버지는 싸게 준 줄 알았습니다. 아들은 싸게 산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 세무서는 두 사람을 모두 불렀습니다. 가족 회사를 물려주는 자리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입니다. 아버지가 "이제 회사는 네가 맡아라" 하시며 수십 년 키운 회사 주식을 아들에게 넘깁니다. 액면가 5,000원짜리 주식이니 그 값에 넘기면 되겠거니 합니다. 문제는, 이 거래를 지켜보던 제3자가 있다는 것입니다. 세법입니다.

비상장주식은 왜 마음대로 싸게 못 넘기나요

상장회사 주식은 매일 거래소에서 시세가 찍힙니다. 반면 가족 회사 같은 비상장회사 주식은 그렇게 공개된 시장에서 매일 값이 매겨지지는 않습니다. 최근에는 비상장주식을 거래하는 온라인 플랫폼도 있지만, 거기에서 형성된 호가가 세법상 시가로 그대로 인정되는지는 거래 규모나 빈도 등에 따라 달라 일률적으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세법은 가치를 매기는 순서를 정해 두었습니다. 평가기준일 전후 일정 기간의 매매사례가액이나 감정가액처럼 시가로 볼 수 있는 값이 있으면 그것을 먼저 씁니다. 그런 시가를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에 적용하는 것이 보충적 평가액입니다. 가족 회사 주식은 이렇게 확인할 만한 시가가 마땅치 않아 보충적 평가액으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와 자식 사이라 해도 이 값이 기준이 됩니다. 액면가 5,000원이라고 5,000원에 넘기면 되는 것이 아니라, 법이 정한 순서로 매긴 값이 실제 가치로 취급된다는 뜻입니다.

그 주식 가치는 어떻게 계산되나요

비상장주식의 보충적 평가액은 크게 두 가지를 섞어서 구합니다. 하나는 순손익가치로, 회사가 버는 힘을 나타냅니다. 1주당 최근 3년 가중평균 순손익을 10%로 나눈 값입니다. 다른 하나는 순자산가치로, 회사가 가진 재산을 나타냅니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뒤 발행주식수로 나눈 값입니다.

일반적인 회사라면 이 둘을 순손익가치 3, 순자산가치 2의 비율로 가중평균합니다. 부동산과다보유법인 등 일정 법인은 반대로 2 대 3으로 계산합니다. 계산 결과에는 바닥이 있어서, 최종 평가액은 순자산가치의 80%를 하회할 수 없습니다. 적자가 누적되어 순손익가치가 음수로 나오면 0으로 봅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놓치는 역설이 하나 있습니다. 회사가 잘 벌수록 주식 가치는 올라가고, 물려받는 비용도 그만큼 비싸집니다. 장사가 잘되는 알짜 회사일수록 승계 부담이 커진다는 뜻입니다.

액면가로 넘겼는데 세무서는 2만 원대라고 합니다

숫자로 감을 잡아보겠습니다. 액면가 5,000원짜리 주식을 발행한 회사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최근 3년 순이익이 3.8억, 7.3억, 16억으로 꾸준히 늘어난 알짜 회사라면, 1주당 평가액이 2만 원대 후반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액면가의 다섯 배가 넘습니다. 이 회사 지분 31%를 넘긴다고 하면, 시가로 환산한 가치는 약 36억 원에 이릅니다. 아버지 눈에는 5,000원짜리 주식을 물려준 것이지만, 세법의 눈에는 36억 원짜리 재산이 오간 것입니다. 이 간극이 바로 세무서가 두 사람을 부른 이유입니다.

왜 두 사람이 다 걸리나요

싸게 넘기면 넘기는 쪽과 받는 쪽이 모두 과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먼저 주식을 받는 아들은 저가양수에 따른 증여세가 검토됩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5조는, 특수관계인 사이에서 시가와 실제 대가의 차이가 시가의 30%와 3억 원 중 적은 금액 이상이면, 그 차액에서 기준금액을 뺀 부분을 증여받은 것으로 봅니다. 부모와 자식은 특수관계인에 해당합니다.

넘기는 아버지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특수관계인에게 시가보다 현저히 낮은 값으로 넘기면, 소득세법상 부당행위계산부인이 적용되어 양도소득세가 실제 받은 돈이 아니라 시가를 기준으로 다시 계산될 수 있습니다. 싸게 준 사람에게는 양도세를, 싸게 받은 사람에게는 증여세를 묻는 구조인 셈입니다. 그래서 두 사람이 함께 불려간 것입니다.

그러면 순서를 어떻게 잡아야 하나요

가족 회사 승계에서 세금이 갈리는 것은 대개 무엇을 했느냐가 아니라 어떤 순서로 했느냐입니다. 첫째, 회사 주식부터 정확히 평가합니다. 내 회사 주식이 얼마짜리인지 모르는 상태에서는 어떤 방법이 유리한지 판단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둘째, 증여로 넘길지, 유상으로 양도할지, 아니면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나 가업상속공제 같은 제도를 활용할지를 비교합니다. 회사 규모와 업력, 대표의 나이에 따라 유리한 쪽이 달라지므로 일률적으로 정할 수 없습니다. 셋째, 넘기는 시점과 지분을 어떻게 나눌지 설계합니다. 이 순서가 어긋나면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까지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가족 회사 주식은 넘기고 난 뒤에는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넘기기 전 단계에서 한 번 검토받아 보시길 권합니다.

법령·근거
  • 비상장주식의 보충적 평가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3조, 같은 법 시행령 제54조
  • 저가양수에 따른 증여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5조 (특수관계인 간 차액이 시가의 30%와 3억원 중 적은 금액 이상인 경우)
  • 특수관계인 간 저가양도 - 소득세법상 부당행위계산부인
  • 저가양수분의 취득가액 가산 - 소득세법 시행령 제163조

자주 묻는 질문

아버지가 그냥 무상으로 다 주시면 증여세만 내면 되나요?

무상 증여라면 부당행위계산부인 문제는 없지만, 평가액 전체가 증여재산이 되어 증여세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유상 양도, 가업승계 특례와 세 부담을 비교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적자 회사면 주식 가치가 0이라 세금이 없나요?

순손익가치가 음수여도 순자산가치가 남아 있으면 그 값으로 평가됩니다. 보유 부동산이나 순자산이 있으면 가치가 0이 되지 않습니다.

이미 액면가로 넘긴 뒤인데 괜찮을까요?

넘긴 뒤에는 되돌리기가 어렵습니다. 세무서의 평가와 차이가 확인되면 증여세와 양도소득세가 함께 검토될 수 있으므로, 넘기기 전에 평가부터 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아들이 증여세를 내고 나중에 팔 때 양도세도 내면, 결국 두 번 내는 것 아닌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저가로 받아 증여세가 매겨진 부분은 나중에 그 주식을 팔 때 취득가액에 더해집니다. 실제로 낸 돈에 증여받은 것으로 본 금액을 합한 값이 취득가액이 되어, 같은 이익에 두 번 과세되지 않도록 조정됩니다. 다만 넘기는 부모의 양도세와 받는 아들의 증여세는 서로 다른 사람에게 매겨지는 것이므로, 이 둘은 이중과세가 아닙니다.

가족 회사 주식 승계가 고민이시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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