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증여

성인 부모와 자녀 사이의 목돈과 생활비 (증여 추정, 명의와 실질소유, 생활비 비과세, 차용 입증)

성인이 된 자녀와 부모 사이에는 돈이 자주 오갑니다. 자녀가 매월 생활비를 보내기도 하고, 목돈을 부모 명의 계좌에 넣어 두기도 하며, 반대로 부모가 자녀에게 목돈을 주기도 합니다.

특히 자주 보는 형태가 있습니다. 자녀가 목돈을 부모에게 맡기고, 부모가 그 돈을 관리하면서 매월 일정액을 자녀에게 돌려줍니다. 부모 명의 계좌가 금리나 세제에서 유리해서 그렇게 하기도 하고, 자녀가 목돈을 한 번에 쓰지 않으려고 맡기기도 합니다.

이런 자금 이동은 당시에는 별문제 없이 지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몇 해 뒤 그 돈을 돌려받거나 부모가 사망해 상속세를 신고하면, 그때 오간 자금의 성격이 다시 문제됩니다. 생활비였는지, 맡긴 돈이었는지, 빌려준 돈이었는지, 아니면 증여였는지를 가려야 합니다.

계좌에 돈이 오가면 무엇부터 추정되는가

먼저 계좌가 누구 이름으로 되어 있는지를 봅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5조 제4항은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제3조에 따라 실명이 확인된 계좌 또는 외국의 관계 법령에 따라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실명이 확인된 계좌에 보유하고 있는 재산은 명의자가 그 재산을 취득한 것으로 추정하여 제1항을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제1항은 재산 취득자의 직업, 연령, 소득 및 재산 상태 등으로 볼 때 재산을 자력으로 취득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 그 취득자금을 증여받은 것으로 추정하는 규정입니다. 자력 취득이 어려워 보인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추정되는 것이 아니라, 시행령이 정한 경우에 해당해야 합니다.

두 조항이 맞물립니다. 부모 명의 계좌에 들어 있는 돈은 일단 부모가 취득한 것으로 보고, 부모가 자기 힘으로 마련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로서 시행령이 정한 경우에 해당하면 그 자금을 증여받은 것으로 추정합니다. 같은 조 제3항이 적용 예외를 정합니다. 취득자금이나 상환자금이 직업, 연령, 소득, 재산 상태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 이하인 경우와, 그 출처에 관한 충분한 소명이 있는 경우에는 제1항과 제2항을 적용하지 않습니다.

계좌 사이의 이동에는 판례가 별도의 추정을 인정합니다. 대법원은 과세관청에 의하여 증여자로 인정된 자 명의의 예금이 인출되어 납세자 명의의 예금계좌 등으로 예치된 사실이 밝혀진 이상 그 예금은 납세자에게 증여된 것으로 추정되므로, 그와 같은 예금의 인출과 납세자 명의로의 예금 등이 증여가 아닌 다른 목적으로 행하여진 것이라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이에 대한 입증의 필요는 납세자에게 있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01.11.13. 선고 99두4082 판결).

이 추정은 과세관청이 예금의 인출과 예치 사실을 밝힌 경우에 생깁니다. 그 사실이 확인되면 증여가 아닌 다른 목적이었다는 사정은 납세자가 내놓아야 합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납세자가 지는 것은 아닙니다. 증여가 있었는지는 증여자와 수증자의 관계, 재산의 액수와 이전 경위, 사용용도와 내역에 비추어 무상으로 이전해 주었는지와 당사자의 의사 합치가 있었는지로 판단하고, 그 과세요건사실의 존재에 대한 입증책임은 과세관청에 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10누11285, 2010.11.25.).

매월 같은 금액을 보내면 생활비로 인정되는가

자녀가 부모에게 매월 일정액을 보낸 것이 부양의무의 이행으로 인정된 결정이 있습니다. 아들이 2006년 8월부터 매월 정액을 아버지가 관리하던 아들 명의의 임대사업용 계좌에 입금했고, 아버지가 그 돈으로 아들 명의 대출이자를 냈습니다. 처분청은 아버지가 아들에게서 증여받은 것으로 보아 증여세를 부과했는데, 조세심판원이 처분을 전부 취소했습니다(조심-2019-서-4258, 2020.4.1.).

심판원이 든 근거가 넷입니다.

근거내용
부양이 필요했는지아버지(결정문의 피상속인)는 매년 근로소득만 얻고 있었고 그 소득으로는 부부 생활비에 부족해 아들에게 부양의무가 있었다
계좌가 바뀐 뒤에도 이어졌는지2016년 5월 이후에는 같은 시기에 같은 금액을 어머니 계좌로 입금해 매월 생활비로 보인다
이자액과 무관하게 일정했는지매월 입금액이 이자액이 현저히 낮아진 뒤에도 일정해 이자지원액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그 돈이 쓰인 곳담보대출 이자는 생활비 중 주거비용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정기적으로 보냈다는 사실만 본 것이 아닙니다. 받는 쪽의 소득이 부족했는지, 그 돈이 실제로 어디에 쓰였는지를 함께 확인했습니다. 결론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6조 제5호의 피부양자 생활비로서 비과세되는 증여재산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거래 편의상 한 사람의 계좌를 거친 경우도 인정된 예가 있습니다. 아들이 2015년 2월부터 2018년 4월까지 부모 생활비로 매월 300만원 상당, 합계 86,270천원을 아버지 계좌로 보냈습니다. 아버지는 사망 닷새 전에 2,000만원, 하루 전에 500만원을 어머니 계좌로 이체했습니다. 처분청은 사전증여로 보았으나 심사청구가 인용되었습니다. 자녀가 부모 생활비를 아버지 계좌로 전부 이체하고 남은 금액 일부를 어머니 계좌로 옮긴 것은 자녀가 어머니에게 직접 이체한 것과 동일하다고 보았고, 아버지 사망 후에도 자녀가 어머니에게 매월 생활비를 보내고 있으며, 이체된 금액이 생활비를 쓰고 남은 금액의 절반 정도라는 점이 근거였습니다(심사-상속-2020-0006, 2020.6.3.).

그 돈을 나중에 돌려받으면 어떻게 되는가

같은 매월 정액 송금인데 맡긴 돈이었으니 돌려받은 것이라고 주장하면 결론이 달라집니다. 한 결정 안에서 두 쟁점이 갈린 예가 있습니다(조심-2012-서-3709, 2013.5.6.).

쟁점사실관계결과
쟁점①상속인들 돈으로 조세혜택과 우대금리를 받으려고 피상속인 명의 생계형저축에 목돈을 예치인용. 그 실질소유자는 상속인들이라는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
쟁점②청구인이 2006년 5월부터 2009년 7월까지 피상속인 계좌에 매월 일정액을 입금한 뒤 되돌려받음기각. 위탁금의 반환이 아니다

쟁점②에 대한 판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청구인이 피상속인 계좌로 입금한 금액을 부모봉양 등을 위하여 피상속인의 생활비 등으로 송금한 것으로 보는 것이 보다 합당한 것으로 판단되므로, 처분청이 그 금액을 증여받았다고 보아 증여세를 과세하고 사전증여재산으로 보아 상속재산가액에 가산하여 상속세를 과세한 처분은 잘못이 없다는 것입니다.

같은 취지의 결정이 또 있습니다. 자녀가 아버지 계좌에 초과입금한 5,572만원을 자금융통의 상환이라고 주장한 사안입니다. 매월 일정 시기에 지급된 소액은 부모의 생활비 등이 매월 송금된 것으로 보이고, 나머지도 차용증이나 소비대차계약서가 없어 자금융통거래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기각되었습니다(조심-2014-부-2693, 2014.9.17.).

앞의 심사-상속-2020-0006과는 구조가 다릅니다. 그 사건에서 돈이 간 곳은 어머니였지 보낸 자녀 본인이 아니었습니다.

부모 명의로 예치한 목돈은 누구 재산인가

목돈을 부모 명의 계좌에 넣어 둔 경우는 따지는 것이 다릅니다. 얼마나 자주 보냈는지가 아니라 그 돈이 실제로 누구 것인지를 봅니다.

국세청은 상속재산에는 피상속인에게 귀속되는 모든 권리를 포함하는 것이나 타인이 편의상 피상속인 명의로 예금한 금전은 상속재산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며, 단순히 피상속인의 명의만을 빌려서 예치한 것인지 아니면 피상속인에게 증여한 것인지에 대하여는 당해 예금에 대한 자금출처 및 지배·관리여부 등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하여 판단할 사항이라고 회신했습니다(서면인터넷방문상담4팀-981, 2008.4.18.). 이 질의의 사실관계를 보면, 비조합원인 사위가 조합원인 장인 명의로 우대금리를 받으려고 정기적금을 23회 불입했고 매월 사위 통장에서 자동이체된 기록이 있었습니다.

같은 계열의 회신이 여럿입니다. 자녀가 전세금 2억원을 피상속인에게 송금해 피상속인 명의로 상장주식을 취득한 사안은 명의신탁인지를 사실관계로 판단할 사항이라고 했고(서면4팀-995, 2006.4.18.), 반대로 피상속인이 타인 명의로 예금한 금전은 상속재산에 포함된다고 회신했습니다(서면4팀-586, 2006.3.15. / 서면4팀-1888, 2005.10.17.).

결국 그 돈이 어디서 나왔고 누가 관리했는지를 확인해 판단합니다. 회신도 이를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하여 판단할 사항이라고만 밝히고 있습니다.

맡긴 목돈에서 매월 생활비를 받으면 어떻게 되는가

자녀가 목돈을 부모에게 맡기고 부모가 매월 일정액을 자녀에게 보내는 경우입니다. 하나의 자금 흐름처럼 보이지만 두 가지를 따로 판단해야 합니다. 맡긴 목돈이 누구 것인가와 매월 오는 돈이 그 목돈의 반환으로 인정되는가입니다. 앞의 것이 인정되었다고 뒤의 것이 따라오지 않습니다.

첫째, 목돈이 자녀 것으로 인정되는가입니다. 앞서 본 서면인터넷방문상담4팀-981이 타인이 편의상 피상속인 명의로 예금한 금전은 상속재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명의만 빌린 것인지 증여한 것인지는 자금출처와 지배·관리 여부로 판단할 사항이라고 한 것이 이 국면입니다. 실제로 인정받은 결정도 있습니다. 앞서 본 조심-2012-서-3709의 쟁점①이 상속인들 돈으로 조세혜택과 우대금리를 받으려고 피상속인 명의 저축에 목돈을 예치한 사안인데, 그 실질소유자는 상속인들이라는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제45조 제4항이 명의자인 부모가 취득한 것으로 먼저 추정하고 제1항을 적용하게 합니다. 같은 조 제3항은 취득자금의 출처에 관한 충분한 소명이 있으면 제1항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정하므로, 그 자금의 출처를 소명해야 합니다. 소명하지 못하고 제1항의 요건까지 충족되면 명의자인 부모가 그 자금을 증여받은 것으로 추정될 수 있습니다. 누가 그 돈을 지배하고 관리했는지는 서면인터넷방문상담4팀-981이 든 판단 요소이고, 소명을 뒷받침하는 사실자료가 됩니다.

둘째, 매월 오는 돈이 그 목돈의 반환으로 인정되는가입니다. 목돈이 자녀 소유라는 점만으로 매월 오는 돈이 전부 반환금이 되지는 않습니다. 지급 계좌만으로 반환 여부가 결정되지도 않습니다. 이 판단은 사실관계 전체로 합니다. 앞서 본 서울고등법원 2010누11285가 밝힌 대로 관계와 액수, 이전 경위, 사용용도와 내역에 비추어 무상으로 이전해 주었는지와 당사자의 의사 합치가 있었는지로 판단하고, 그 입증책임은 과세관청에 있습니다.

반환 주장이 실제로 배척된 예가 앞서 본 조심-2012-서-3709 쟁점②입니다. 방향은 반대이지만, 정기적으로 오간 돈을 두고 위탁금의 반환이라고 주장한 것을 심판원이 받아들이지 않고 생활비 송금으로 보는 것이 보다 합당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같은 결정에서 목돈 예치는 실질소유자가 상속인들이라고 보았는데도 그렇습니다.

반환으로 인정되지 않고 부모가 자녀에게 무상으로 이전한 것으로 판단되면 증여입니다. 이때 비과세 생활비에 해당하는지가 다음 문제입니다. 법 제46조 제5호가 비과세하는 것은 피부양자의 생활비인데, 민법 제975조는 부양의 의무를 부양을 받을 자가 자기의 자력 또는 근로에 의하여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하여 이행할 책임이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성년이고 소득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앞서 본 조심-2019-서-4258에서 아버지는 매년 근로소득을 얻고 있었는데도 그 소득으로는 부부 생활비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부양의무가 인정되었습니다. 소득의 유무가 아니라 그 소득과 재산으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따집니다. 자기 소득이나 재산으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자녀라면 피부양자의 생활비 비과세를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국세청이 제시한 확인 사항도 같습니다. 민법상 피부양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수증자의 직업과 연령, 소득, 재산상태 등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해 판단할 사항이라고 회신했습니다(서면인터넷방문상담4팀-2163, 2007.7.12.). 여기에 더해 재산세과-54에 따라 받은 돈을 그 비용에 직접 충당했는지도 봅니다. 받아서 예금하거나 부동산과 주식을 사는 데 썼다면 비과세 생활비가 아닙니다.

정리하면 목돈의 귀속과 매월 지급의 성격은 서로 별도로 판단되며, 한쪽에 관한 자료만으로 다른 쪽까지 당연히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부모에게 맡긴 목돈이 맡긴 것이 아니라 무이자 대여로 성격이 잡히면 뒤에서 볼 제41조의4가 적용되는데, 이때 대출받은 쪽은 부모입니다. 그 이익에 대한 증여세 문제는 부모에게 생깁니다.

맡긴 목돈에서 매월 생활비를 받는 구조의 판단 순서
  • 1단계 - 맡긴 목돈이 누구 것인가
  • 인정 방향 - 서면인터넷방문상담4팀-981(타인이 편의상 피상속인 명의로 예금한 금전은 상속재산에 포함되지 않음), 조심-2012-서-3709 쟁점①(실질소유자는 상속인들)
  • 장애물 - 법 제45조 제4항이 명의자가 취득한 것으로 추정하여 제1항을 적용. 같은 조 제3항의 충분한 소명이 있어야 그 적용을 벗어남
  • 2단계 - 매월 오는 돈이 그 목돈의 반환으로 인정되는가
  • 판단 방법 - 관계, 액수, 이전 경위, 사용용도와 내역으로 무상 이전과 의사 합치를 판단(서울고법 2010누11285). 과세요건사실의 입증책임은 과세관청
  • 배척된 예 - 조심-2012-서-3709 쟁점②(정기적으로 오간 돈의 반환 주장을 생활비 송금으로 봄), 조심-2014-부-2693
  • 반환으로 인정되지 않으면 - 무상 이전이면 증여. 비과세 생활비가 되려면 법 제46조 제5호의 피부양자여야 하고, 민법 제975조는 자기의 자력 또는 근로로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경우로 한정
  • 두 단계는 서로 별도로 판단되며 한쪽 자료만으로 다른 쪽이 인정되지 않음

생활비로 받은 돈을 예금하면 어떻게 되는가

비과세되는 생활비에는 용도 요건이 붙습니다. 법 제46조 제5호는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이재구호금품, 치료비, 피부양자의 생활비, 교육비,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을 비과세 대상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이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시행령 제35조 제4항이 학자금과 장학금, 기념품과 축하금, 혼수용품 등을 열거하면서 해당 용도에 직접 지출한 것이라는 조건을 붙였습니다.

생활비는 법 조문에 직접 규정되어 있어 이 열거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생활비의 용도 요건은 국세청 해석에서 나옵니다. 국세청은 증여세가 비과세되는 생활비 또는 교육비란 필요시마다 직접 이러한 비용에 충당하기 위하여 증여에 의하여 취득한 재산을 말하는 것이며, 생활비 또는 교육비의 명목으로 취득한 재산의 경우에도 당해 재산을 예금이나 적금하거나 주식, 토지, 주택 등의 매입자금 등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증여세가 비과세되는 생활비 또는 교육비로 보지 아니한다고 회신했습니다(재산세과-54, 2011.1.25.). 같은 문언이 기본통칙 46-35…1 제1항에도 있습니다.

비과세 생활비인지와 맡긴 돈을 돌려받은 것인지는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하나가 정해진다고 다른 하나가 따라오지 않습니다. 매월 보낸 돈이 부모의 생활에 쓰이지 않고 계좌에 남아 있었다면 비과세 생활비로 인정받기는 어려워지지만, 그것이 곧 그 돈을 자녀가 맡겨 둔 것이라는 증명이 되지는 않습니다. 자기 돈이라고 하려면 자금출처와 지배·관리 자료로 따로 밝혀야 합니다.

성인 사이에도 부양의무가 인정되는가

부양의무의 근거는 민법에 있습니다. 제974조는 직계혈족 및 그 배우자 간, 그리고 생계를 같이 하는 그 밖의 친족 간에 서로 부양의 의무가 있다고 정합니다. 그리고 다음 조문이 그 의무를 이행할 책임이 생기는 경우를 한정합니다. 민법 제975조는 부양의 의무는 부양을 받을 자가 자기의 자력 또는 근로에 의하여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하여 이를 이행할 책임이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직계혈족이라는 관계가 있어도 받는 쪽이 자기 소득이나 재산으로 생활을 유지할 수 있으면 이행할 책임이 없습니다. 부모와 자녀가 모두 성인이면 이 요건을 실제로 따지게 됩니다. 국세청도 같은 순서로 봅니다. 증여세가 비과세되는 피부양자의 생활비에 해당하는지는 증여자와 수증자의 관계, 수증자가 민법상 피부양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수증자의 직업과 연령, 소득, 재산상태 등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해 판단할 사항이라고 회신했습니다(서면인터넷방문상담4팀-2163, 2007.7.12.).

앞의 조심-2019-서-4258이 부양의무를 인정한 것도 이 순서를 거친 결과입니다. 아버지가 매년 근로소득만 얻고 있어 그 소득으로는 부부 생활비에 부족하다는 점을 확인한 뒤에 부양의무가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빌려준 것이라고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목돈을 빌려준 것이라고 설명하려면 소비대차 사실을 객관적인 자료로 증명해야 합니다. 기본통칙 45-34…1 제1항 제4호는 재산취득일 이전에 차용한 부채로서 시행령 제10조의 방법에 따라 입증된 금액을 자금출처로 인정하면서, 원칙적으로 배우자 및 직계존비속간의 소비대차는 인정하지 아니한다는 단서를 두고 있습니다.

다만 차용증이 없다는 사실 하나로 결론이 나지는 않습니다. 심판원은 민법상 소비대차가 낙성쌍무계약이어서 계약서의 형식에 관계없이 쌍방간의 의사표현만 있으면 성립하므로 금전소비대차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실만으로 이를 증여로 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조심 2007광3472, 2008.4.25.). 실제 결정례는 인정과 부인 양쪽 모두 있습니다.

차용증이 없는데 인정된 사례가 있습니다. 아들이 2009년 7월 어머니의 아파트 분양계약금 5,000만원을 송금하고 대출이자 3,579만원을 대납했습니다. 차용증은 없었습니다. 2017년 1월 아버지 계좌에서 나온 8,000만원 수표를 어머니가 아들에게 주자 처분청이 아버지로부터의 사전증여로 부과했는데, 심사청구가 인용되었습니다(심사-상속-2019-0015, 2020.4.8.). 인정 근거가 넷입니다. 어머니가 납부할 계약금 5,028만원이 아들이 송금한 5,000만원에 28만원을 더한 금액과 일치한 점, 빌려준 8,600만원과 받은 8,000만원의 차이가 크지 않고 2009년경부터 부모 생활비로 매월 200만원을 보낸 경제적 여력으로 볼 때 8,000만원을 증여받을 특별한 사정을 찾기 어려운 점, 실생활에서 금융계좌를 부부 사이에 혼용하는 것이 흔하고 실제로 갚은 쪽인 어머니가 저축은행에 예치해 운용하여 형성한 4,900만원이 아버지 계좌에 입금된 사실이 확인되는 점, 어머니 입장에서 아들에게 갚아야 할 돈을 배우자의 통장에서 출금해 갚을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조사가 시작된 뒤에 쓴 차용증인데 인정된 사례도 있습니다. 부친이 25세 아들에게 6억원을 보내 모텔을 취득한 사안입니다. 금전소비대차계약서는 자금출처조사가 시작된 뒤에 작성되었고 대여일자와 이자지급일자, 이자율도 적혀 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차용금으로 인정되었습니다(심사-증여-2024-0041, 2025.2.19.). 근거가 셋입니다. 자금출처조사가 시작되기 2년 전부터 부친에게 이자 명목의 금원이 매달 지속적으로 지급된 사실이 확인된 점, 통상 부자지간에는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점, 청구인과 부친이 별다른 이유 없이 주기적으로 쌍방증여할 이유가 없는 점입니다.

반대로 차용증이 있는데 부인된 사례가 있습니다. 청구인이 어머니에게서 빌렸다며 차용증을 제출했으나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차용증에 적힌 이자지급일과 변제기가 실제 이체 시기 및 금액과 맞지 않았고, 과거에 청구인 부부와 부모 사이에 금전거래가 빈번했으며, 부모에게 증여할 경제적 능력이 충분했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같은 사건에서 이모부와 오빠에게 빌린 자금은 인정되었습니다. 계좌 입금 사실이 확인되고 SNS 대화내용에 금전을 빌려준다는 내용이 나타난다는 것이 근거였습니다(조심-2018-서-3641, 2019.5.9.). 인정된 쪽은 앞의 기본통칙 단서가 말하는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의 범위 밖에 있는 차용입니다.

공증한 차용증인데 부인된 사례도 있습니다. 청구인은 2011년 12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일곱 차례에 걸쳐 부친에게서 송금받거나 차입금을 대리상환받았습니다. 상속인들은 이 금액을 스스로 대여금으로 분류해 상속재산가액에 넣어 신고했는데, 처분청이 증여로 보아 증여세와 상속세를 부과했고 심판원이 이를 유지했습니다(조심-2020-중-0005, 2020.6.30.). 청구인은 연대보증인 입회하에 차용증서를 작성해 공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심판원은 차용증에 이자의 약정 또는 원금의 변제기한 등에 대한 약정이 없이 단순히 이자는 따로 책정하지 않고 용돈을 드린다, 이자의 지급시기는 별도의 기한을 두지 않는다, 원금 변제기한은 없다고만 기재되어 있어 정상적인 금전소비대차계약서로 보기 어렵고, 차용을 주장하는 날 이후 상속개시일까지 원금이 전혀 변제되지 아니하였으며, 정기적으로 현금인출된 사실은 있으나 해당 금액이 피상속인에게 지급되었는지 확인할 수 없고 지급되었다 하더라도 그 금액이 과소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공증을 받아도 내용이 부실하면 인정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납세자가 스스로 대여금으로 신고했더라도 과세관청이 증여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매월 상환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부인된 사례도 있습니다. 아들이 어머니에게서 차용했고, 미국에 거주하는 어머니에게 제3자 계좌를 거쳐 매월 나누어 송금해 상환하고 있다고 주장한 사안입니다. 직계존비속 간의 금전소비대차는 차용 및 상환 사실이 차용증서와 이자지급 사실 등으로 객관적으로 명백히 입증되지 않는 한 인정하기 어렵고, 그 계좌를 통해 송금된 금액이 모두 어머니에게 귀속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며, 송금액이 생활비인지 다른 용도인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기각되었습니다(조심2012서259, 2012.7.27.).

한 결정 안에서 나뉜 사례도 있습니다. 어머니가 별도 소득이 전혀 없고 장기 투병 중이던 사안입니다. 가사도우미 급여 66,600천원과 종합부동산세, 재산세 22,095,530원은 인정되었으나 아파트 잔금 3억원의 대여 주장은 부인되었습니다. 가사도우미 급여는 매월 12일 전후로 일정한 금액이 반복 지급된 기록과 예금거래명세, 무통장입금표로 확인되었습니다. 반면 3억원은 직계존비속 간의 금전소비대차는 차용 및 상환 사실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입증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부인되었습니다(심사증여2012-121, 2013.2.25.).

인정과 부인의 근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인정된 사안부인된 사안
금액의 대응(계약금과 송금액이 일치)차용증 조건과 실제 이체의 불일치
이자 지급의 반복성과 지속성원금이 전혀 변제되지 않음
지급 시기와 금액의 규칙성이자를 냈다는 현금인출만 있고 상대방 수령이 미확인
갚은 돈의 출처와 자금 형성 경위 확인송금액의 용도 불분명
계좌 입금과 대화 기록 등 제3자 자료빌려준 쪽에 증여할 경제적 능력이 충분

서류를 갖췄는지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서류 내용과 실제 이행이 맞는지를 함께 봅니다.

대여로 인정되면 그것으로 끝나는가

빌려준 것으로 인정되어도 남는 문제가 있습니다. 무이자나 낮은 이자로 빌리면 그 이자만큼 이익을 본 것이 되고, 그 이익에 증여세가 따로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법 제41조의4 제1항은 타인으로부터 금전을 무상으로 또는 적정 이자율보다 낮은 이자율로 대출받은 경우, 그 금전을 대출받은 날에 무상이면 대출금액에 적정 이자율을 곱한 금액을, 저리면 거기서 실제 지급한 이자 상당액을 뺀 금액을 그 금전을 대출받은 자의 증여재산가액으로 삼습니다. 다만 그 금액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금액 미만이면 제외합니다.

조문은 타인으로부터라고만 하므로 방향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세금 문제가 생기는 쪽은 빌려준 사람이 아니라 빌린 사람입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무상으로 빌려주면 자녀에게, 반대로 자녀가 부모에게 무상으로 빌려주면 부모에게 생깁니다.

항목값근거
적정 이자율연 4.6%시행령 제31조의4 제1항, 시행규칙 제10조의5, 법인세법 시행규칙 제43조 제2항
기준금액1,000만원시행령 제31조의4 제2항

무상으로 빌린 경우 대출금액에 4.6%를 곱한 금액이 1,000만원 미만이면 제외되므로, 빌린 금액이 약 2억 1,739만원 미만이면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 기준은 어느 방향이든 같습니다.

기간도 정해져 있습니다. 법 제41조의4 제2항은 대출기간이 정해지지 않은 경우 그 기간을 1년으로 보고, 대출기간이 1년 이상인 경우에는 1년이 되는 날의 다음 날에 매년 새로 대출받은 것으로 보아 증여재산가액을 계산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기준금액 1,000만원이 해마다 다시 계산된다는 뜻입니다.

부모가 자녀의 빚을 대신 갚아 주면 어떻게 되는가

빌려주는 대신 자녀의 대출을 부모가 갚아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별도의 조문이 적용됩니다. 법 제36조 제1항은 채권자로부터 채무를 면제받거나 제3자로부터 채무의 인수 또는 변제를 받은 경우, 그 면제와 인수, 변제를 받은 날을 증여일로 하여 그 이익에 상당하는 금액을 그 이익을 얻은 자의 증여재산가액으로 삼습니다. 보상액을 지급했다면 그 금액을 뺍니다.

앞서 본 재산세과-54도 회신 앞부분에서 부모가 자녀의 채무를 대신 변제한 경우를 이 조문의 문제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돈을 직접 건네지 않아도 자녀의 빚이 줄어든 만큼 이익을 본 것으로 봅니다. 앞서 본 조심-2020-중-0005도 송금뿐 아니라 차입금 대리상환이 함께 문제된 사안이었습니다. 다만 그 결정이 적용한 것은 제36조가 아니라 차용인지 증여인지의 사실판단이었습니다.

상속이 개시되면 어떻게 검토되는가

부모가 사망하면 그동안의 자금 이동을 다시 봅니다. 제13조 제1항 제1호는 상속개시일 전 10년 이내에 피상속인이 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가액을 상속세 과세가액에 더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방향이 정해져 있습니다. 자녀가 부모에게 보낸 돈은 여기에 들어가지 않고, 부모가 자녀에게 준 돈이나 돌려준 돈이 증여로 판단될 때 합산됩니다. 앞의 조심-2012-서-3709 쟁점②가 그 예입니다.

제15조 제1항은 두 호로 나뉘고 대상과 합산 단위가 다릅니다.

호대상금액 기준
제1호피상속인이 재산을 처분하여 받은 금액이나 피상속인의 재산에서 인출한 금액상속개시일 전 1년 이내 재산 종류별 2억원 이상, 2년 이내 재산 종류별 5억원 이상
제2호피상속인이 부담한 채무를 합친 금액1년 이내 2억원 이상, 2년 이내 5억원 이상

두 호 모두 위 금액 기준을 넘으면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용도가 객관적으로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 이를 상속받은 것으로 추정하여 제13조에 따른 상속세 과세가액에 산입합니다.

여기서 보는 것은 피상속인 쪽의 처분과 인출, 채무 부담이고, 걸리는 지점은 용도가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부모 계좌에서 큰돈이 빠져나갔는데 어디에 썼는지 소명되지 않으면 이 조항의 대상이 됩니다. 반대로 그 돈이 어디로 갔는지 확인되면 제15조의 사용처 불명 추정에서는 벗어납니다. 다만 그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자녀에게 지급된 것이 확인되었다면 그 지급이 증여인지, 대여금 상환이나 맡긴 돈의 반환인지를 다시 판단하고, 증여로 인정되는 경우에 제13조의 사전증여 합산을 검토합니다. 자녀가 부모에게 송금한 행위 자체는 피상속인의 처분이나 인출이 아니므로 제15조 제1항의 대상이 아닙니다.

반대로 자녀가 부모에게 빌려준 돈을 부모의 채무로 공제받으려면 서류가 필요합니다. 제14조 제1항 제3호가 채무를 상속재산의 가액에서 빼도록 하면서, 상속개시일 전 10년 이내에 피상속인이 상속인에게 진 증여채무와 상속개시일 전 5년 이내에 피상속인이 상속인이 아닌 자에게 진 증여채무는 제외한다는 조건을 달고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조 제4항이 그 채무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에 따라 증명된 것이어야 한다고 정합니다. 시행령 제10조 제1항 제2호가 그 방법입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금융회사등 외의 자에 대한 채무는 채무부담계약서, 채권자확인서, 담보설정 및 이자지급에 관한 증빙 등으로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가 있어야 합니다.

서류가 없으면 불리해집니다. 제15조 제2항은 피상속인이 국가, 지방자치단체 및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융회사등이 아닌 자에 대하여 부담한 채무로서 상속인이 변제할 의무가 없는 것으로 추정되는 경우 이를 과세가액에 산입하도록 합니다. 여기에는 금액 기준이 없습니다. 시행령 제11조 제3항은 그 추정이 작동하는 경우를 위 시행령 제10조 제1항 제2호의 서류 등으로 상속인이 실제로 부담하는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라고 정하고 있습니다.

기간도 함께 보아야 합니다. 국세기본법 제26조의2 제4항은 상속세와 증여세의 부과제척기간을 10년으로 하고, 부정행위로 포탈한 경우와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7조·제68조의 신고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경우, 거짓신고나 누락신고를 한 경우에는 15년으로 정합니다. 앞서 본 조심-2020-중-0005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오간 자금이 2019년 조사에서 과세된 사안이었습니다.

정리

자금의 성격판단에서 실제로 본 것근거
자녀가 부모에게 보낸 매월 정액부양이 필요했는지, 계좌가 바뀐 뒤에도 이어졌는지, 이자액과 무관하게 일정했는지, 그 돈이 쓰인 곳조심-2019-서-4258, 심사-상속-2020-0006
그 돈을 자녀가 회수생활비 송금으로 보는 것이 합당한지조심-2012-서-3709 쟁점②, 조심-2014-부-2693
부모 명의로 예치한 목돈자금출처와 지배·관리 여부서면인터넷방문상담4팀-981 계열, 법 제45조 제4항
맡긴 목돈에서 매월 받는 생활비목돈이 자녀 것인지와 매월 오는 돈이 그 반환인지를 따로 판단조심-2012-서-3709 쟁점①·쟁점②, 서울고법 2010누11285, 민법 제975조
생활비 명목으로 받아 예금·투자그 비용에 직접 충당했는지재산세과-54, 기본통칙 46-35…1
부양의무의 존부받는 쪽이 자기 자력으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지민법 제975조, 서면4팀-2163
빌려주었다는 주장금액의 대응, 이행의 반복성, 서류와 실제 이행의 일치심사-상속-2019-0015, 심사-증여-2024-0041, 조심-2018-서-3641, 조심-2020-중-0005
대여로 인정된 뒤무상·저리로 빌린 사람이 얻은 이익법 제41조의4
자녀의 빚을 부모가 갚아 준 경우그 이익을 얻은 사람법 제36조

성인 부모와 자녀 사이의 자금은 무엇이라고 불렀는지가 아니라 실제로 어떻게 오갔는지로 판단합니다. 매월 같은 금액을 보낸 사실은 생활비 인정에 유리하게 작용했지만, 나중에 그 돈을 돌려받으면서 맡긴 돈이었다고 주장했을 때는 반대로 작용한 예가 있습니다.

앞 편에서는 부모가 자녀에게 빌려준 돈을 다 회수하기 전에 사망한 경우를 다루었습니다. 대여로 인정되면 남은 채권이 상속재산이 되고, 인정되지 않으면 돈이 건너간 당초의 날에 증여가 있었던 것이 됩니다. 이번 편은 그 앞 단계인 자금이 오가는 동안의 판정이었습니다.

부모님과 오간 자금이 생활비인지 맡긴 돈인지 확인하고 싶다면

계좌 거래내역과 자금출처 자료를 함께 놓고 어느 쪽으로 판단될지 검토해 드립니다.

카카오톡 상담 → 010-4846-69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