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증여

추정상속재산 계산법 (재산 종류별 기준, 순인출액, 20퍼센트 차감)

상속세를 줄이려고 돌아가시기 전에 예금을 미리 빼 두는 경우가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불리해집니다. 상속개시일 전 일정 기간에 일정 금액 이상을 처분하거나 인출했는데 그 돈을 어디에 썼는지 객관적으로 밝히지 못하면, 세법은 그 금액을 상속인이 현금으로 물려받은 것으로 추정해 상속세 과세가액에 넣습니다. 이것을 추정상속재산이라고 하며,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5조에 근거가 있습니다. 기준 금액만 알고 계신 경우가 많은데 실무에서 결과를 가르는 것은 그다음입니다. 재산 종류를 어떻게 나눠 세는지, 인출액을 총액으로 보는지 순액으로 보는지, 미입증액에서 얼마를 빼 주는지를 순서대로 정리하겠습니다.

추정상속재산이란 무엇인가요

추정상속재산은 실제로 상속재산 목록에 잡히지 않았지만, 상속인이 물려받은 것으로 세법이 추정해 상속세 과세가액에 산입하는 재산을 말합니다. 추정(推定)은 반대 증거가 나오면 뒤집히는 잠정적 판단이라는 뜻입니다. 사망 전에 인출된 현금은 흔적이 남지 않아 과세관청이 그 행방을 일일이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법은 일정 규모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갔고 사용처가 불분명하면 일단 상속인에게 갔다고 보고, 그렇지 않다는 점을 상속인이 밝히도록 입증 부담을 옮겨 놓았습니다. 예를 들어 돌아가시기 여섯 달 전에 예금 3억원이 인출되었는데 그 돈이 어디로 갔는지 자료가 없다면, 실제로 상속인이 받았는지와 무관하게 상속재산에 더해질 수 있는 것이죠.

어떤 경우에 추정되나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5조 제1항 제1호는 피상속인이 재산을 처분해 받은 금액이나 재산에서 인출한 금액이 상속개시일 전 1년 이내에 재산 종류별로 2억원 이상이거나, 상속개시일 전 2년 이내에 재산 종류별로 5억원 이상인 경우로서 용도가 객관적으로 명백하지 않으면 상속받은 것으로 추정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항 제2호는 피상속인이 부담한 채무를 합친 금액이 1년 이내 2억원 이상, 2년 이내 5억원 이상인 경우에 같은 기준을 적용합니다. 예금 인출뿐 아니라 부동산을 팔아 받은 대금, 돈을 빌려 받은 금액까지 모두 대상이 된다는 뜻입니다.

재산 종류별로 계산한다는 게 무슨 뜻인가요

기준 금액을 전체 합계로 따지지 않고 재산 종류를 나눠서 각각 따진다는 뜻입니다. 시행령 제11조 제5항은 재산 종류를 세 가지로 구분합니다. 첫째는 현금과 예금 및 유가증권, 둘째는 부동산 및 부동산에 관한 권리, 셋째는 앞의 둘을 제외한 기타 재산입니다. 그러니 1년 이내에 예금에서 1억 5천만원을 인출하고 부동산을 팔아 1억 8천만원을 받았다면, 합치면 3억 3천만원이지만 종류별로는 각각 2억원에 못 미쳐 추정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예금에서만 2억원 넘게 빠져나갔다면 부동산 처분이 전혀 없어도 그 자체로 대상이 되죠. 실무에서 기준선을 잘못 세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인출금액은 총 인출액을 그대로 보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시행령 제11조 제1항 제2호는 금전 등을 인출한 경우, 해당 금전이 통장이나 위탁자계좌 등을 통해 예입된 것이라면 1년 또는 2년 이내에 인출한 금액 합계에서 같은 기간에 예입된 금액 합계를 차감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 예입된 돈이 해당 통장이나 계좌에서 인출한 돈이 아닌 경우, 즉 외부에서 새로 들어온 돈이라면 차감 대상에서 뺍니다. 쉽게 말해 같은 계좌 안에서 넣었다 뺐다를 반복한 부분은 중복해서 세지 않고 순인출액으로 본다는 취지입니다. 생활비 계좌처럼 입출금이 잦은 통장은 총 인출액만 더하면 기준을 훌쩍 넘기지만 순인출로 계산하면 기준에 미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신고 단계에서 반드시 계좌별로 다시 계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용도가 객관적으로 명백하지 않다는 건 어떤 경우인가요

시행령 제11조 제2항이 다섯 가지를 열거하고 있습니다. 첫째 돈을 지출한 거래상대방이 거래증빙 미비 등으로 확인되지 않는 경우, 둘째 거래상대방이 금전을 받은 사실을 부인하거나 그 상대방의 재산 상태로 보아 수수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 셋째 거래상대방이 피상속인의 특수관계인으로서 사회통념상 지출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 넷째 처분하거나 빌려서 받은 돈으로 취득한 다른 재산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 다섯째 피상속인의 연령과 직업, 경력, 소득 및 재산 상태 등으로 보아 지출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입니다. 핵심은 돈이 나간 사실이 아니라 그 돈을 누가 받았는지가 확인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현금으로 찾아 썼다는 진술만으로는 이 요건을 넘기기 어렵습니다.

미입증 금액이 전부 과세되나요

전부는 아닙니다. 시행령 제11조 제4항은 입증되지 않은 금액이 처분·인출·채무부담 금액의 100분의 20에 상당하는 금액과 2억원 중 적은 금액에 미달하면 아예 용도가 불분명한 것으로 추정하지 않고, 그 금액 이상이면 둘 중 적은 금액을 차감한 나머지를 추정상속재산으로 보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소액의 생활 지출까지 일일이 증빙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이므로 완충 구간을 둔 것입니다. 숫자로 보면 이해가 빠릅니다. 10억원을 인출해 6억원을 소명하고 4억원이 남았다면, 차감액은 10억원의 20퍼센트인 2억원과 2억원 중 적은 금액이므로 2억원이고, 4억원에서 2억원을 뺀 2억원이 추정상속재산이 됩니다. 같은 10억원 인출에서 8억 5천만원을 소명해 미입증액이 1억 5천만원으로 줄었다면, 차감 기준선인 2억원에 미달하므로 추정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인출액이 5억원이고 미입증액이 2억원인 경우에는 5억원의 20퍼센트인 1억원이 2억원보다 적으므로 1억원만 차감되어 1억원이 추정상속재산으로 남습니다. 인출 규모가 10억원을 넘어가면 차감 한도가 2억원으로 고정된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두시면 좋습니다.

개인 간에 빌린 돈도 추정되나요

별도의 규정이 있습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5조 제2항은 피상속인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융회사 등이 아닌 자에게 부담한 채무로서 상속인이 변제할 의무가 없는 것으로 추정되는 경우 이를 상속세 과세가액에 산입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시행령 제11조 제3항은 시행령 제10조 제1항 제2호에 규정된 서류 등으로 상속인이 실제로 부담하는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를 그 요건으로 봅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제1항과 달리 1년 2억원, 2년 5억원 같은 금액 기준이 없다는 것입니다. 지인이나 친척에게 빌렸다며 상속재산에서 채무로 빼는 경우, 금액이 크지 않더라도 실제 채무라는 점을 서류로 확인시키지 못하면 그대로 과세가액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기준 금액에 못 미치면 안전한가요

가장 흔한 오해입니다. 제15조는 어디까지나 추정 규정이므로, 기준에 미달하면 이 조문에 따른 추정이 작동하지 않을 뿐 과세 자체가 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인출된 돈이 실제로 상속인에게 건너간 사실이 확인되면 사전증여로 보아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3조에 따라 상속인은 10년, 상속인이 아닌 사람은 5년 이내 증여분이 상속세 과세가액에 합산됩니다. 사망 시점까지 현금으로 남아 있었다면 애초에 본래의 상속재산이고요. 기준선 아래로 나눠서 여러 번 인출하면 피해 갈 수 있다는 발상은 실제로는 통하지 않으며, 오히려 반복적인 분할 인출 자체가 조사 단서가 됩니다.

금융재산 상속공제는 어떻게 되나요

인출은 공제 측면에서도 손해입니다. 금융재산 상속공제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2조에 따라 순금융재산을 기준으로 계산하는데, 미리 빼낸 예금은 상속개시일 현재 금융재산이 아니므로 공제 대상에서 빠집니다. 게다가 추정상속재산으로 과세가액에 산입된 금액은 금융재산 상속공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결국 과세 대상에는 그대로 들어가면서 공제만 줄어드는 구조가 되죠. 예금을 그대로 두었다면 최대 2억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었던 부분을 스스로 없애는 셈입니다.

추정상속재산 판단과 계산
  • 근거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5조(상속개시일 전 처분재산 등의 상속 추정 등), 같은 법 시행령 제11조(상속세 과세가액에 산입되는 재산 또는 채무의 범위)
  • 기준 금액 - 처분·인출액이 상속개시일 전 1년 이내 재산 종류별 2억원 이상 또는 2년 이내 재산 종류별 5억원 이상, 채무부담액은 1년 이내 2억원 이상 또는 2년 이내 5억원 이상(법 제15조 제1항 제1호·제2호)
  • 재산 종류별 구분 - 현금·예금 및 유가증권 / 부동산 및 부동산에 관한 권리 / 그 외 기타 재산 세 갈래로 나눠 각각 판단(시행령 제11조 제5항)
  • 인출액 계산 - 통장·위탁자계좌를 통해 예입된 경우 같은 기간 예입액을 차감한 순인출액 기준. 다만 그 계좌에서 인출한 돈이 아닌 외부 자금 예입은 차감 대상에서 제외(시행령 제11조 제1항 제2호)
  • 용도 불명 - 거래상대방 미확인, 상대방의 수수 사실 부인, 특수관계인으로서 사회통념상 지출 불인정, 취득한 다른 재산 미확인, 피상속인의 연령·직업·경력·소득·재산 상태로 보아 지출 불인정 다섯 가지(시행령 제11조 제2항)
  • 차감 산식 - 미입증액이 처분·인출·채무부담액의 100분의 20과 2억원 중 적은 금액에 미달하면 추정하지 않고, 그 이상이면 적은 금액을 차감한 나머지를 추정상속재산으로 산입(시행령 제11조 제4항)
  • 개인 간 채무 - 국가·지방자치단체·금융회사 등이 아닌 자에 대한 채무는 금액 기준 없이, 상속인이 실제로 부담하는 사실이 서류로 확인되지 않으면 과세가액 산입(법 제15조 제2항, 시행령 제11조 제3항)
  • 기준 미달 시 - 제15조 추정은 배제되나 상속인에게 이전된 사실이 확인되면 사전증여 합산(법 제13조, 상속인 10년·상속인 외 5년)
  • 금융재산 상속공제 - 순금융재산 기준(법 제22조). 미리 인출한 예금은 상속개시일 현재 금융재산이 아니어서 제외되고, 추정상속재산 산입액도 공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음

정리하면

상속 직전의 자금 정리는 세금을 줄이는 방법이 아니라 입증 부담을 늘리는 선택에 가깝습니다. 인출 자체를 피하기 어렵다면 계좌이체로 흔적을 남기고 영수증을 모아 두는 편이 훨씬 유리하고, 이미 인출이 있었다면 재산 종류별 순인출액을 다시 계산해 기준 금액에 실제로 걸리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상속이 개시되면 피상속인의 금융거래내역을 2년치 이상 확보해 자금 흐름을 먼저 정리해 두시는 것이 가장 확실한 대비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병원비와 간병비로 쓴 돈도 입증해야 하나요?

카드 결제 내역이나 병원 영수증처럼 지급받은 상대방이 확인되는 자료가 있으면 용도 입증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현금으로 인출해 간병인에게 직접 건넸다면 시행령 제11조 제2항 제1호의 거래상대방 미확인에 해당해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계좌이체와 영수증을 남기는 편이 안전합니다.

배우자나 자녀 계좌로 이체한 것도 용도 입증이 되나요?

거래상대방이 특수관계인인 경우에는 시행령 제11조 제2항 제3호에 따라 사회통념상 지출 사실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통상적인 생활비 수준을 넘는 이체라면 용도 입증으로 인정되지 않을 뿐 아니라 사전증여로 판단될 여지도 있습니다.

2년보다 더 전에 인출한 돈은 문제가 없나요?

제15조의 추정 대상은 아닙니다. 다만 그 돈이 상속인에게 이전된 사실이 확인되면 제13조의 사전증여재산 합산 문제로 넘어가므로 완전히 자유롭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상속인이 인출 사실 자체를 몰랐다면 어떻게 되나요?

추정 규정은 상속인의 인식 여부와 무관하게 적용되고, 사용처 입증 책임도 상속인에게 있습니다. 그래서 상속이 개시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피상속인의 금융거래내역을 2년치 이상 확보해 자금 흐름을 정리하는 것입니다.

사망 전 인출, 재산 종류별 순인출액부터 확인

계좌별 순인출액과 용도 입증 자료를 함께 검토해 추정 여부를 판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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