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상속포기해도 세법에서는 상속인입니다 (사전증여 10년 합산과 상속공제 한도)

상속을 포기하면 상속과 완전히 무관해진다고 알고 계신 분이 많습니다. 민법만 보면 맞는 말입니다. 민법 제1042조는 상속의 포기가 상속개시된 때에 소급하여 효력이 있다고 정하고 있으니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이 됩니다. 그런데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상속인을 정의하면서 상속을 포기한 사람을 그 안에 넣어 두었습니다. 같은 사람을 두고 민법과 세법이 다르게 부르는 구조이고, 예상 밖의 결과는 대부분 이 틈에서 나옵니다.

상속포기란 무엇인가요

상속포기는 민법 제1041조와 제1042조가 정하고 있습니다. 방식은 제1041조가 정하는데,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할 때에는 제1019조제1항의 기간 내에 가정법원에 포기의 신고를 하여야 합니다. 그 기간은 상속개시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이고, 이해관계인이나 검사의 청구로 가정법원이 연장할 수 있습니다.

효과는 제1042조가 정합니다. 상속의 포기는 상속개시된 때에 소급하여 그 효력이 있다는 한 문장입니다. 소급이라는 말이 결과를 가릅니다. 포기한 사람은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이 되므로 상속재산의 소유자가 되지 않고, 민법 제1005조가 정한 포괄승계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앞선 글에서 다룬 한정승인과 갈라지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한정승인은 조건을 붙여 상속을 받아들이는 승인이라 상속재산의 주인이 상속인이 되지만, 상속포기는 주인이 되는 일 자체가 없습니다. 그래서 상속재산을 처분하거나 경매로 넘어갈 때 생기는 양도소득세 문제도 포기한 사람에게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여기까지가 민법의 이야기입니다. 세법은 같은 사람을 다르게 봅니다.

민법에서는 아니지만 세법에서는 상속인입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조는 이 법에서 쓰는 용어의 뜻을 정하는 조문입니다. 그 제4호가 상속인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상속인이란 민법 제1000조, 제1001조, 제1003조 및 제1004조에 따른 상속인을 말하며, 같은 법 제1019조제1항에 따라 상속을 포기한 사람 및 특별연고자를 포함한다는 것입니다.

문장 뒷부분이 중요합니다. 민법상 상속인을 그대로 데려오면서 상속을 포기한 사람을 굳이 덧붙여 넣었습니다. 민법 제1042조의 소급효를 세법이 그대로 따라갔다면 이 문구를 넣을 이유가 없죠. 세법은 포기한 사람도 상속세를 계산할 때는 상속인으로 취급하겠다고 정면으로 밝혀둔 셈입니다.

실제로 이 조문만으로 결론이 난 재판이 있습니다. 의정부지방법원 2023구합17040 판결은 상속을 포기한 자녀에게 부과된 상속세가 무효인지를 다루었습니다. 법원은 먼저 민법 제1042조의 소급효를 확인하면서 원고가 민법상 상속인에는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곧바로 이렇게 이어집니다.

"그러나 한편,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조 제4호는 같은 법에서 사용하는 상속인의 정의를 민법 제1000조, 제1001조, 제1003조 및 제1004조에 따른 상속인에 더하여 민법 제1019조 제1항에 따라 상속을 포기한 사람 등을 포함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바, 원고는 상속포기에도 불구하고 구 상증세법 제3조의2에 따라 상속세 납부의무를 지는 상속인에 해당한다."

민법상 상속인이 아닌 것은 맞는데 세법상 상속인은 맞다는 것입니다. 두 법이 같은 단어를 다르게 쓴다는 점을 법원이 그대로 확인한 셈이죠. 다만 이 사건은 1심이고 서울고등법원 2024누68776으로 항소심이 진행되었으므로 확정된 판단으로 읽을 것은 아닙니다.

정의 조문 하나가 바뀌면 그 용어를 쓰는 모든 조문의 결과가 따라 바뀝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 상속인이라는 단어는 사전증여 합산기간을 정하는 곳, 납부의무자를 정하는 곳, 공제 한도를 정하는 곳에 반복해서 등장합니다. 아래에서 하나씩 보겠습니다.

사전증여는 5년이 아니라 10년으로 합산됩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3조제1항은 상속세 과세가액을 계산할 때 상속개시일 전에 피상속인이 증여한 재산을 다시 더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기간이 둘로 나뉩니다. 제1호는 상속개시일 전 10년 이내에 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가액이고, 제2호는 상속개시일 전 5년 이내에 상속인이 아닌 자에게 증여한 재산가액입니다.

여기서 상속포기자가 어느 쪽인지가 갈립니다. 민법의 소급효만 보면 포기한 사람은 상속인이 아니므로 5년이라는 설명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13조가 말하는 상속인은 같은 법 제2조제4호가 정의한 상속인이고, 그 정의는 상속을 포기한 사람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법문을 따라가면 제1호의 10년이 적용됩니다.

증여받은 사람합산기간근거
상속인 (상속포기자 포함)상속개시일 전 10년제13조제1항제1호, 제2조제4호
상속인이 아닌 자상속개시일 전 5년제13조제1항제2호

돌아가시기 7년 전에 아버지에게 증여를 받았고 상속이 개시되자 포기를 한 경우라면, 포기를 했으니 5년이 지나 합산에서 빠진다고 볼 수 없습니다. 정의 조문이 상속인 쪽에 세워 두었으므로 10년 안에 들어와 상속세 과세가액에 더해지는 구조입니다.

재산을 받지 않아도 상속세를 낼 수 있습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조의2제1항은 상속인 또는 수유자가 상속재산 중 각자가 받았거나 받을 재산을 기준으로 계산한 금액을 상속세로 납부할 의무가 있다고 정합니다. 이 문장에는 괄호가 하나 붙어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상속재산에는 제13조에 따라 상속재산에 가산하는 증여재산 중 상속인이나 수유자가 받은 증여재산을 포함한다는 내용입니다.

이 괄호가 앞에서 본 내용과 이어집니다. 상속을 포기해서 상속재산은 한 푼도 받지 않았더라도, 10년 안에 받아둔 사전증여재산이 있으면 그것이 각자가 받았거나 받을 재산에 들어옵니다. 기준액이 0이 아니게 되므로 납부할 상속세도 계산됩니다.

같은 조 제3항은 연대납부의무를 정합니다. 상속세는 상속인 또는 수유자 각자가 받았거나 받을 재산을 한도로 연대하여 납부할 의무를 진다는 규정입니다. 한도라는 표현이 있어 받았거나 받을 재산이 없으면 한도도 없지만, 그 재산에는 사전증여만 들어오는 것이 아닙니다.

앞서 본 의정부지방법원 2023구합17040 사건이 정확히 그 지점입니다. 원고는 상속재산을 받은 것도 사전증여를 받은 것도 없다고 주장했는데, 문제가 된 것은 세 번째 경로였습니다. 돌아가시기 약 8개월 전에 피상속인이 부동산을 35억원에 처분했고, 과세관청은 이를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5조제1항제1호의 추정상속재산으로 보아 상속세 과세가액에 넣었습니다. 이 조문은 상속개시일 전 1년 이내에 재산 종류별로 2억원 이상을 처분하거나 인출했는데 용도가 객관적으로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 이를 상속받은 것으로 추정합니다.

법원은 처분금액의 용도를 입증할 증거가 제출되지 않은 이상 추정이 깨어지지 아니한다고 보았습니다. 그 결과 상속을 포기한 자녀가 가산세를 포함해 2억 6,350만원의 상속세 연대납세자로 지정되었고, 체납이 이어지자 본인 소유 아파트가 압류되어 공매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정리하면 포기한 사람에게 상속세가 닿는 경로는 하나가 아닙니다. 10년 안의 사전증여가 있는 경우, 상속재산으로 보는 보험금을 받은 경우, 그리고 이 사건처럼 피상속인이 생전에 처분한 재산의 용도가 밝혀지지 않아 추정상속재산이 잡히는 경우입니다. 마지막 경우는 포기한 사람이 실제로 무엇을 받았는지와 무관하게 성립하므로, 재산을 안 받았으니 상속세와 무관하다고 정리해 두기 어렵습니다. 빚 때문에 포기한 사안이라면 상속세 자체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피상속인이 사망 직전에 부동산을 팔았거나 큰 금액을 인출한 이력이 있으면 그 용도 자료가 남아 있는지가 결과를 가릅니다.

자녀 전부가 포기하면 누가 상속인이 되나요

여기서부터는 포기한 사람 본인이 아니라 남은 가족의 세금이 달라지는 이야기입니다. 먼저 상속인이 누구로 확정되는지를 보아야 합니다.

민법 제1043조는 상속인이 여럿인 경우에 어느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하면 그 상속분은 다른 상속인의 상속분의 비율로 그 상속인에게 귀속된다고 정합니다. 그런데 배우자와 자녀가 함께 상속인인 상태에서 자녀 전부가 포기하면 남는 사람이 배우자뿐인데, 이때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되는지 아니면 손자녀나 직계존속이 배우자와 공동상속인이 되는지를 두고 다툼이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2023년 3월 23일자 2020그42 전원합의체 결정에서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민법 제1000조부터 제1043조까지의 조문에서 말하는 상속인은 모두 같은 의미이므로 제1043조의 다른 상속인에도 배우자가 포함되고, 따라서 포기한 자녀의 상속분은 배우자에게 귀속된다는 것입니다. 결정은 그 이유 중 하나로 상속을 포기한 자녀들이 자신은 채무 승계에서 벗어나면서 그 대가로 자기 자녀들에게 상속채무를 넘기려는 의사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종전에 배우자와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공동상속인이 된다고 보았던 2013다48852 판결은 이 결정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에서 변경되었습니다.

같은 결정은 경계도 함께 그어두었습니다. 배우자와 자녀가 모두 포기한 경우에는 민법 제1043조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제1043조는 공동상속인 중 일부가 포기한 경우만 규율하고 있다는 이유입니다. 누가 포기하느냐에 따라 상속인이 배우자 한 사람으로 좁혀지기도 하고 다음 순위로 넘어가기도 합니다.

배우자가 단독으로 상속받으면 일괄공제는 어떻게 되나요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되면 상속세 계산에서 먼저 확인해야 하는 조문이 있습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1조입니다.

제21조제1항은 상속인이나 수유자가 제18조의 기초공제와 제20조제1항의 그 밖의 인적공제를 합친 금액과 5억원 중 큰 금액으로 공제받을 수 있다고 정합니다. 실무에서 일괄공제 5억원이라고 부르는 것이 이 조항입니다. 그런데 제2항이 예외를 둡니다. 피상속인의 배우자가 단독으로 상속받는 경우에는 제18조와 제20조제1항에 따른 공제액을 합친 금액으로만 공제한다는 규정입니다.

5억원이라는 선택지가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기초공제는 제18조에 따라 2억원이고, 그 밖의 인적공제는 제20조제1항의 자녀공제와 미성년자공제, 연로자공제, 장애인공제인데 이 중 미성년자공제와 연로자공제는 배우자를 제외한 상속인과 동거가족을 대상으로 합니다. 배우자 혼자 남은 구조에서는 합계가 5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렇다면 자녀가 모두 포기해서 배우자 혼자 상속받게 된 경우도 여기에 걸릴까요. 조문 문구만 보면 걸릴 것 같은데 결론은 반대입니다. 갈리는 지점은 단독으로 상속받는 경우라는 말이 무엇을 가리키느냐입니다.

이 쟁점은 1997년에 정면으로 다루어졌습니다. 재삼46014-2305 질의는 두 가지 견해를 세워 놓고 물었습니다. 갑설은 배우자가 단독으로 상속받는 경우란 민법 제1003조의 공동상속인이 없는 경우의 단독상속인을 말하므로, 공동상속인이 있으면 상속재산을 모두 배우자가 상속받더라도 단독상속인에 해당하지 않아 일괄공제가 배제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을설은 공동상속인의 존재 여부와 관계없이 배우자가 상속재산 전부를 받으면 배제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국세청은 갑설을 택했습니다. 회신은 피상속인의 배우자가 단독으로 상속받은 경우라 함은 피상속인의 배우자가 민법 제1003조의 규정에 의한 단독상속인이 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일46014-10623 회신도 같은 기준을 반복했습니다.

갑설이 든 이유가 이 조항의 성격을 잘 보여줍니다. 배우자 단독상속이라는 것은 민법상 개념으로서 그 해당 여부는 동순위 공동상속인이 있는지에 달린 것이지 상속재산이 배우자에게 일부 분할되었느냐 전부 분할되었느냐에 달린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일부만 다른 상속인에게 분할하면 일괄공제가 되고 전부를 배우자가 받으면 안 된다면 형평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함께 붙었습니다.

그래서 협의분할로 배우자가 상속재산 전부를 받는 경우에도 일괄공제 5억원은 그대로 적용됩니다. 실무에서는 포기보다 이쪽이 더 흔하죠.

민법 제1003조제1항은 배우자가 직계비속이나 직계존속인 상속인이 있으면 그 상속인과 동순위로 공동상속인이 되고 그 상속인이 없는 때에는 단독상속인이 된다고 정합니다. 이 조문이 말하는 단독상속인은 애초에 직계비속도 직계존속도 없어서 배우자만 남은 경우입니다.

그런데 앞에서 본 대법원 2020그42 전원합의체 결정은 자녀 전부가 포기했을 때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되는 근거를 민법 제1043조에서 찾았습니다. 포기한 자녀의 상속분이 남아 있는 다른 상속인인 배우자에게 귀속된다는 구조입니다. 제1003조가 아니라 제1043조를 통한 길이죠.

경로가 다르니 결론도 달라집니다. 자녀가 상속을 포기해서 배우자가 혼자 상속받게 된 경우는 예규가 말하는 제1003조에 의한 단독상속인이 아니므로 제21조제2항이 적용되지 않고, 일괄공제 5억원을 그대로 쓸 수 있습니다. 조문 문구만 읽으면 막힐 것 같은데 예규가 경로를 기준으로 범위를 좁혀 두어서 열려 있는 셈입니다.

배우자가 혼자 상속받게 된 경로근거일괄공제 5억원
직계비속·직계존속이 없어 배우자만 상속인민법 제1003조제1항제21조제2항으로 적용 불가
협의분할로 배우자가 상속재산 전부를 취득공동상속인은 그대로 존재적용 가능
자녀 전부가 포기해 배우자에게 귀속민법 제1043조 (대법원 2020그42)적용 가능

다만 세 번째 줄에는 단서를 붙여 두겠습니다. 위 예규들은 1997년과 2003년에 나온 것이고, 자녀 전부의 포기로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된다는 판단은 2023년에 종전 판례를 변경하면서 나왔습니다. 두 번째 줄인 협의분할은 예규가 정면으로 다룬 사안이지만, 세 번째 줄의 조합을 다룬 최근 해석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예규가 동순위 공동상속인의 존재 여부를 기준으로 세워 두었고 포기한 자녀는 원래 공동상속인이었으므로 결론이 달라질 이유는 커 보이지 않지만, 개별 사안에서는 확인하고 들어가는 편이 안전합니다.

배우자 상속공제 한도는 포기가 없었던 것으로 계산합니다

배우자 상속공제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9조가 정합니다. 제1항은 배우자가 실제 상속받은 금액에 대해 두 금액 중 작은 금액을 한도로 공제한다고 하면서, 제1호에서 한도금액을 계산식으로 제시하고 제2호에서 30억원을 제시합니다.

제1호 계산식은 한도금액을 (A - B + C) × D - E로 놓습니다. 여기서 D가 이 글의 논점입니다. 조문은 D를 민법 제1009조에 따른 배우자의 법정상속분이라고 하면서 괄호에 이렇게 덧붙입니다. 공동상속인 중 상속을 포기한 사람이 있는 경우에는 그 사람이 포기하지 아니한 경우의 배우자 법정상속분을 말한다는 것입니다.

포기를 없었던 것으로 놓고 계산하라는 지시입니다. 자녀가 포기해서 배우자가 실제로는 상속재산 전부를 받게 되더라도, 공제한도를 잡을 때의 배우자 법정상속분은 자녀들이 포기하지 않았을 때의 비율 그대로입니다. 배우자가 실제 받은 금액이 늘어난 만큼 공제도 늘어나는 구조가 아니라는 뜻이죠.

두 조문을 함께 놓고 보겠습니다. 상속재산 10억원, 상속인은 배우자와 자녀 2명, 사전증여는 없는 경우를 가정하겠습니다.

구분아무도 포기하지 않은 경우자녀 2명이 모두 포기한 경우
상속인배우자, 자녀 2명배우자 단독 (민법 제1043조)
배우자가 실제 받는 금액법정상속분 약 4억 2,857만원10억원 전부
배우자 상속공제 한도의 D1.5 / 3.51.5 / 3.5 (포기 없었던 것으로)
배우자 상속공제약 4억 2,857만원약 4억 2,857만원
일괄공제 5억원적용적용
공제 합계약 9억 2,857만원약 9억 2,857만원
과세표준약 7,143만원약 7,143만원

배우자가 실제로 받는 재산은 4억원대에서 10억원으로 두 배 넘게 늘었는데 공제 합계는 그대로입니다. 배우자 상속공제 한도가 실제 받은 금액이 아니라 포기가 없었을 때의 법정상속분에서 잡히기 때문입니다. 자녀가 포기해서 재산을 배우자에게 몰아주더라도 상속세 공제가 따라 늘지는 않는 구조라는 뜻이죠.

반대로 말하면 이 구간에서는 포기가 상속세 계산을 악화시키지도 않습니다. 일괄공제가 살아 있고 배우자 상속공제 한도도 포기 전과 같은 기준으로 잡히니 결과가 같아집니다. 상속세가 크게 달라지는 것은 뒤에서 볼 다음 순위로 상속이 내려간 경우입니다.

포기한 사람에 대한 인적공제도 짚어둘 부분입니다. 재산세과-179 회신은 상속개시 당시 피상속인에게 배우자와 자녀가 있으면 그 배우자나 자녀가 상속의 포기 등으로 상속을 받지 아니한 경우에도 제19조와 제20조에 따른 공제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면상속증여2020-1687 회신도 선순위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해 상속을 받지 않는 경우에도 제20조에 따른 공제를 받을 수 있으나 제24조가 적용된다는 같은 구조를 확인했습니다. 공제 자체는 살아 있고 한도에서 걸린다는 뜻입니다.

다음 순위로 넘어가면 공제 한도가 0원이 될 수 있습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4조는 공제 적용의 한도를 정합니다. 제18조와 제18조의2, 제18조의3, 제19조부터 제23조까지 및 제23조의2에 따라 공제할 금액은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각 호의 가액을 뺀 금액을 한도로 한다는 구조이고, 그 제2호가 선순위인 상속인의 상속 포기로 그 다음 순위의 상속인이 상속받은 재산의 가액입니다.

문장에서 갈라 읽어야 할 부분은 그 다음 순위라는 표현입니다. 앞에서 본 민법 제1043조는 포기한 사람의 상속분을 같은 순위의 다른 상속인에게 귀속시킵니다. 순위가 바뀌지 않으므로 제24조제2호가 말하는 상황이 아닙니다. 자녀 3명 중 1명이 포기해서 나머지 자녀들이 더 받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반면 선순위 상속인이 전부 빠져서 상속이 실제로 다음 순위로 내려간 경우에는 제2호가 걸립니다. 배우자가 없는 상태에서 자녀 전부가 포기해 손자녀나 직계존속이 받게 되는 경우, 그리고 배우자와 자녀가 모두 포기해 민법 제1043조가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이때는 다음 순위 상속인이 받은 재산가액만큼 공제 한도가 깎이므로, 기초공제나 일괄공제를 계산해 두었더라도 그 한도 안에서만 쓸 수 있습니다.

포기의 형태상속인제24조제2호
자녀 일부만 포기배우자와 남은 자녀 (민법 제1043조)순위가 바뀌지 않아 해당 없음
배우자가 있고 자녀 전부가 포기배우자 단독 (대법원 2020그42)순위가 바뀌지 않아 해당 없음
배우자가 없고 자녀 전부가 포기손자녀 또는 직계존속다음 순위가 받은 재산가액만큼 한도 감소
배우자와 자녀가 모두 포기다음 순위 (민법 제1043조 미적용)다음 순위가 받은 재산가액만큼 한도 감소

이 조항은 실제로 다투어져 결론이 나 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16누40650 판결은 후순위 상속인들이 제24조제2호가 위헌이라며 다툰 사건인데, 법원은 합리적 입법재량의 범위 안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고 대법원 2016두60850 판결이 2017년 3월 9일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해 확정되었습니다.

판결이 밝힌 이유는 이렇습니다. 자녀가 살아 있는데 상속재산 전부를 손자에게 유증하면 제24조제1호에 따라 상속공제한도액이 0원이 되어 공제를 받을 수 없는데, 선순위 상속인의 포기로 후순위 상속인이 받는 경우도 원래는 상속받을 수 없었던 사람이 포기라는 우연한 사정으로 재산을 취득하는 것이어서 두 경우가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판결은 또 선순위 상속인은 피상속인으로부터 실질적으로 부양을 받았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지만 후순위 상속인은 상속세 부담을 완화할 필요성이 그보다 덜하다는 점도 들었습니다.

주목할 대목은 한도액이 0원이 된다는 표현입니다. 다음 순위 상속인이 상속재산 전부를 받으면 과세가액에서 그 전부를 빼게 되므로, 기초공제 2억원이든 일괄공제 5억원이든 계산해 두었더라도 실제로 쓸 수 있는 금액이 남지 않습니다. 공제가 줄어드는 정도가 아니라 사라지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순서를 헷갈리지 않아야 합니다. 다음 순위 상속인이라고 해서 공제를 계산할 자격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서면상속증여2018-554 회신은 어머니가 상속을 포기해 형제자매가 상속인이 된 사안에서 기존 해석사례인 서일46014-10011을 인용하며, 민법상 상속의 순위에 따라 피상속인의 형제자매가 상속인이 되는 경우에도 일괄공제 규정을 적용받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재산-31 회신도 같습니다. 공제는 계산되고 그다음에 제24조의 한도에서 잘리는 순서입니다. 그래서 다음 순위 상속인이 재산의 일부만 받았다면 그만큼만 한도가 깎이고 남은 범위에서는 공제를 쓸 수 있습니다.

민법 제1000조제1항은 상속 순위를 직계비속, 직계존속, 형제자매, 4촌 이내의 방계혈족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선순위가 비면 그 다음으로 내려가는 구조라 포기의 효과가 가족 바깥까지 미칠 수 있고, 세금 측면에서는 그 시점에 공제 한도 문제가 함께 붙습니다.

포기해도 남는 것이 있습니다

민법 제1044조제1항은 상속을 포기한 자가 그 포기로 인하여 상속인이 된 자가 상속재산을 관리할 수 있을 때까지 그 재산의 관리를 계속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신고가 수리되었다고 해서 그날로 손을 떼는 구조가 아니라, 다음 사람이 관리할 수 있게 될 때까지 관리 의무가 이어집니다.

보험금도 짚어둘 부분입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8조제1항은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인하여 받는 생명보험이나 손해보험의 보험금으로서 피상속인이 보험계약자인 보험계약에 의하여 받는 것은 상속재산으로 본다고 규정합니다. 제2항은 보험계약자가 피상속인이 아니더라도 피상속인이 실질적으로 보험료를 납부하였다면 피상속인을 보험계약자로 보아 제1항을 적용한다고 이어집니다.

이 조문은 상속재산으로 본다고 정하고 있을 뿐 상속포기 여부를 요건으로 걸어두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앞에서 본 제2조제4호가 포기한 사람도 상속인에 포함시키고 있어, 보험금을 받은 사람이 상속을 포기했다는 사정만으로 상속세 계산에서 빠지는 구조는 아닙니다. 사망보험금이 민사상 수익자의 고유재산인지는 별개의 문제이고, 여기서는 상속세 과세 여부만 다루었습니다.

상속포기 상속세 근거
  • 작성 기준일 - 2026년 8월 11일, 현재 시행 중인 민법·상속세 및 증여세법 기준
  • 포기의 방식 - 민법 제1041조,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할 때에는 제1019조제1항의 기간내에 가정법원에 포기의 신고를 하여야 한다
  • 승인·포기의 기간 - 민법 제1019조제1항, 상속개시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내. 이해관계인 또는 검사의 청구에 의하여 가정법원이 연장 가능
  • 포기의 소급효 - 민법 제1042조, 상속의 포기는 상속개시된 때에 소급하여 그 효력이 있다
  • 포괄승계 - 민법 제1005조, 상속인은 상속개시된 때로부터 피상속인의 재산에 관한 포괄적 권리의무를 승계한다
  • 포기한 상속재산의 귀속 - 민법 제1043조, 상속인이 수인인 경우에 어느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한 때에는 그 상속분은 다른 상속인의 상속분의 비율로 그 상속인에게 귀속된다
  • 상속의 순위 - 민법 제1000조제1항, 직계비속, 직계존속, 형제자매, 4촌 이내의 방계혈족
  • 배우자의 상속순위 - 민법 제1003조제1항, 직계비속 또는 직계존속인 상속인이 있으면 동순위 공동상속인, 없으면 단독상속인
  • 관리계속의무 - 민법 제1044조제1항, 상속을 포기한 자는 그 포기로 인하여 상속인이 된 자가 상속재산을 관리할 수 있을 때까지 그 재산의 관리를 계속하여야 한다
  • 세법상 상속인의 정의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조제4호, 민법 제1000조·제1001조·제1003조 및 제1004조에 따른 상속인을 말하며 같은 법 제1019조제1항에 따라 상속을 포기한 사람 및 특별연고자를 포함한다
  • 사전증여 합산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3조제1항제1호는 상속개시일 전 10년 이내에 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가액, 제2호는 상속개시일 전 5년 이내에 상속인이 아닌 자에게 증여한 재산가액
  • 상속세 납부의무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조의2제1항, 상속인 또는 수유자는 상속재산(제13조에 따라 상속재산에 가산하는 증여재산 중 상속인이나 수유자가 받은 증여재산을 포함한다) 중 각자가 받았거나 받을 재산을 기준으로 계산한 금액을 납부할 의무가 있다
  • 연대납부의무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조의2제3항, 상속인 또는 수유자 각자가 받았거나 받을 재산을 한도로 연대하여 납부할 의무를 진다
  • 기초공제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8조,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2억원을 공제한다
  • 그 밖의 인적공제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0조제1항, 자녀 1명당 5천만원, 미성년자·연로자·장애인 공제. 제2호와 제3호는 상속인(배우자는 제외한다) 및 동거가족을 대상으로 한다
  • 배우자 상속공제 한도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9조제1항제1호, 한도금액 = (A - B + C) × D - E. D는 민법 제1009조에 따른 배우자의 법정상속분이며 공동상속인 중 상속을 포기한 사람이 있는 경우에는 그 사람이 포기하지 아니한 경우의 배우자 법정상속분을 말한다
  • 배우자 상속공제 최저액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9조제4항, 배우자가 실제 상속받은 금액이 없거나 5억원 미만이면 5억원을 공제한다
  • 일괄공제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1조제1항, 제18조와 제20조제1항에 따른 공제액을 합친 금액과 5억원 중 큰 금액으로 공제받을 수 있다
  • 배우자 단독상속 시 일괄공제 배제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1조제2항, 피상속인의 배우자가 단독으로 상속받는 경우에는 제18조와 제20조제1항에 따른 공제액을 합친 금액으로만 공제한다
  • 그 문구의 범위 (예규) - 재삼46014-2305 및 재삼46014-2485, "피상속인의 배우자가 단독으로 상속받은 경우"라 함은 피상속인의 배우자가 민법 제1003조의 규정에 의한 단독상속인이 되는 경우를 말한다. 서일46014-10623도 같은 기준
  • 재삼46014-2305가 채택한 견해 - 배우자 단독상속은 민법상 개념으로서 해당 여부는 동순위 공동상속인의 존재 여부에 있는 것이지, 상속재산이 배우자에게 일부가 분할되었느냐 전부가 분할되었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협의분할로 배우자가 상속재산 전부를 취득하여도 일괄공제가 배제되지 않는다
  • 그 결과 - 자녀 전부의 상속포기로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되는 것은 민법 제1043조를 통한 것이고(대법원 2020그42가 제1043조를 근거로 명시) 포기한 자녀는 원래 동순위 공동상속인이었으므로, 제1003조에 의한 단독상속인이 아니어서 제21조제2항이 적용되지 않아 일괄공제 5억원을 적용받을 수 있다
  • 포기한 자의 인적공제 - 재산세과-179, 상속개시 당시 배우자와 자녀가 있으면 그 배우자나 자녀가 상속의 포기 등으로 상속을 받지 아니한 경우에도 제19조 및 제20조에 따른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서면상속증여2020-1687도 선순위 상속인이 포기하여 상속받지 않는 경우에도 제20조의 공제를 받을 수 있으나 제24조가 적용된다고 확인
  • 후순위 상속인의 일괄공제 - 서면상속증여2018-554(서일46014-10011 및 재산-31 인용), 민법상 상속의 순위에 의하여 피상속인의 형제자매가 상속인이 되는 경우에도 제21조 일괄공제 규정을 적용받을 수 있다. 공제는 계산되고 제24조에서 한도가 잘리는 순서
  • 공제 적용의 한도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4조제2호, 선순위인 상속인의 상속 포기로 그 다음 순위의 상속인이 상속받은 재산의 가액을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뺀 금액을 공제 한도로 한다
  • 상속재산으로 보는 보험금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8조, 피상속인이 보험계약자인 보험계약에 의하여 받는 보험금은 상속재산으로 보며 피상속인이 실질적으로 보험료를 납부한 경우를 포함한다
  • 추정상속재산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5조제1항제1호, 상속개시일 전 1년 이내에 재산 종류별로 2억원 이상을 처분하거나 인출한 금액으로서 용도가 객관적으로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 상속받은 것으로 추정하여 제13조의 상속세 과세가액에 산입한다
  • 결정 - 대법원 2023.3.23.자 2020그42 전원합의체 결정(승계집행문부여에대한이의).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된다
  • 결정이 변경한 종래 판례 - 대법원 2015.5.14. 선고 2013다48852 판결(배우자와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공동상속인이 된다는 취지)을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변경
  • 결정이 그어둔 경계 - 배우자와 자녀 모두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에는 민법 제1043조가 적용되지 않는다. 제1043조는 공동상속인 중 일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만 규율하고 있기 때문
  • 판결 (상속포기자의 납세의무) - 의정부지방법원 2023구합17040 판결(2024.10.22. 선고, 국승). 민법 제1042조의 소급효로 민법상 상속인에는 해당하지 아니하나, 구 상증세법 제2조제4호의 정의에 따라 제3조의2의 상속세 납부의무를 지는 상속인에 해당한다고 판단. 상속재산도 사전증여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한 상속포기자에게 제15조제1항제1호의 추정상속재산(사망 약 8개월 전 부동산 35억원 처분)이 잡혀 가산세 포함 263,506,933원이 부과되고 연대납세자로 지정됨. 1심이며 서울고등법원 2024누68776으로 항소심이 진행되어 확정된 판단은 아님
  • 판결 (제24조제2호의 위헌 여부) - 서울고등법원 2016누40650 판결(2016.10.26. 선고), 대법원 2016두60850 판결(2017.3.9. 심리불속행 기각)로 확정. 선순위 상속인의 상속포기로 후순위 상속인이 상속받는 경우 공제 한도 계산 시 그 재산가액을 차감하도록 한 것은 합리적 입법재량의 범위 내로서 위헌이 아니다
  • 그 판결이 밝힌 취지 - 자녀 생존 중 상속재산 전부를 손자에게 유증하면 제24조제1호로 상속공제한도액이 0원이 되는데, 선순위 상속인의 포기로 후순위 상속인이 받는 경우도 원래 상속받을 수 없었던 사람이 포기라는 우연한 사정으로 재산을 취득하는 것이어서 본질적 차이가 없다. 후순위 상속인은 상속세 부담 완화의 필요성이 선순위 상속인보다 상대적으로 덜하다
  • 확인하지 못한 부분 - 위 예규들은 1997년과 2003년 회신이고, 자녀 전부의 포기로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된다는 판단은 2023년 대법원 2020그42로 나왔다. 협의분할로 배우자가 전부를 취득하는 경우는 재삼46014-2305가 정면으로 다루었으나, 상속포기와 2020그42의 조합을 다룬 최근 해석은 확인하지 못하였다. 다만 예규가 동순위 공동상속인의 존재 여부를 기준으로 세워 두었고 포기한 자녀는 원래 공동상속인이었으므로 결론이 달라질 이유는 크지 않다

정리하면

상속포기는 민법 제1042조에 따라 상속개시된 때로 소급해 효력이 생기므로 민법상으로는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이 됩니다. 상속재산의 소유자가 되지 않으니 앞선 글에서 다룬 처분 단계의 양도소득세 문제도 생기지 않습니다.

그런데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조제4호는 상속인을 정의하면서 상속을 포기한 사람을 포함시켰습니다. 의정부지방법원 2023구합17040 판결도 민법상 상속인에는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하면서 곧바로 세법상으로는 납부의무를 지는 상속인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결과 사전증여는 제13조제1항제1호에 따라 10년으로 합산되고, 사전증여뿐 아니라 상속재산으로 보는 보험금이나 제15조의 추정상속재산이 잡히면 상속재산을 받지 않았더라도 납부의무의 기준액이 생깁니다. 그 사건에서 실제로 문제된 것도 피상속인이 사망 8개월 전에 처분한 부동산 대금이었습니다.

남은 가족 쪽은 누가 포기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갈립니다.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포기하면 대법원 2020그42 전원합의체 결정에 따라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되는데, 그 근거가 민법 제1003조가 아니라 제1043조라서 제21조제2항의 적용 대상이 아닙니다. 재삼46014-2485와 서일46014-10623 회신이 그 문구를 제1003조에 의한 단독상속인으로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고, 그래서 일괄공제 5억원은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다만 배우자 상속공제 한도는 제19조제1항제1호의 D가 포기를 없었던 것으로 놓고 계산하도록 하고 있어 배우자가 받는 재산이 늘어도 공제가 따라 늘지는 않습니다.

반면 상속이 실제로 다음 순위로 내려간 경우에는 제24조제2호가 적용됩니다. 이쪽은 대법원 2016두60850 판결로 확정되어 있고, 다음 순위 상속인이 상속재산 전부를 받으면 한도액이 0원이 되어 공제가 사라집니다. 배우자가 남아 있느냐 아니냐가 이 갈림길을 만듭니다.

상속을 포기할지 여부는 상속재산과 채무의 규모, 다음 순위 상속인에게 미치는 영향까지 함께 보아야 하는 법률적인 판단이라 이 글에서 다룰 문제가 아닙니다. 다만 그 선택에 따라 남은 가족의 상속세 과세표준이 상당한 폭으로 달라질 수 있고, 그 차이가 조문 몇 줄에서 나온다는 점은 미리 알고 있어야 대응할 수 있습니다. 상속재산의 구성과 사전증여 이력, 상속인 구성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므로 개별 사안은 실제 자료를 확인한 뒤에야 계산이 가능합니다.

이 글은 2026년 8월 현재 시행 중인 민법과 상속세 및 증여세법, 대법원 2020그42 전원합의체 결정과 대법원 2016두60850 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3구합17040 판결, 국세청 재삼46014-2305, 재삼46014-2485, 서일46014-10623, 서일46014-10011, 재산세과-179, 서면상속증여2018-554, 서면상속증여2020-1687 회신을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상속을 포기했는데 왜 상속세 이야기가 나오나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조제4호가 상속인을 정의하면서 민법 제1019조제1항에 따라 상속을 포기한 사람을 포함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민법에서는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이 되지만, 상속세를 계산할 때는 상속인으로 취급됩니다.

포기하기 전에 증여받은 것이 있습니다. 5년이 지나면 합산에서 빠지나요?

제13조제1항제1호는 상속개시일 전 10년 이내에 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가액을 가산하도록 정하고 있고, 여기서 상속인은 제2조제4호의 정의를 따릅니다. 상속포기자도 그 정의에 들어가므로 법문상 10년이 적용됩니다.

상속재산을 한 푼도 안 받았는데 상속세 납부의무가 있나요?

제3조의2제1항은 각자가 받았거나 받을 재산을 기준으로 하되, 그 재산에 제13조에 따라 가산되는 증여재산 중 상속인이 받은 증여재산을 포함한다고 규정합니다. 사전증여가 그 경로의 하나이고, 상속재산으로 보는 보험금과 제15조의 추정상속재산도 있습니다. 의정부지방법원 2023구합17040 사건에서는 상속재산도 사전증여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한 상속포기자에게 피상속인이 사망 8개월 전 처분한 부동산 대금이 추정상속재산으로 잡혀 상속세가 부과되었습니다.

추정상속재산은 무엇 때문에 문제가 되나요?

제15조제1항제1호는 상속개시일 전 1년 이내에 재산 종류별로 2억원 이상을 처분하거나 인출했는데 용도가 객관적으로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 이를 상속받은 것으로 추정합니다. 위 판결은 처분금액의 용도를 입증할 증거가 제출되지 않은 이상 추정이 깨어지지 아니한다고 보았습니다. 포기한 사람이 실제로 무엇을 받았는지와 무관하게 성립할 수 있는 구조라는 점이 다른 경로와 다릅니다.

자녀들이 모두 포기하면 손자녀에게 빚이 넘어가나요?

대법원 2023.3.23.자 2020그42 전원합의체 결정은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배우자와 손자녀가 공동상속인이 된다고 보았던 종전 판례는 변경되었습니다. 다만 배우자가 없거나 배우자까지 포기한 경우에는 다음 순위로 넘어갑니다.

자녀가 포기해서 배우자가 전부 받으면 배우자 상속공제도 늘어나나요?

제19조제1항제1호 계산식의 D는 민법 제1009조에 따른 배우자의 법정상속분인데, 조문 괄호가 공동상속인 중 포기한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이 포기하지 아니한 경우의 배우자 법정상속분을 말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실제 받은 금액이 늘어도 한도 계산의 기준은 포기가 없었을 때의 법정상속분입니다.

자녀가 모두 포기해서 배우자 혼자 상속받으면 일괄공제 5억원을 못 쓰나요?

쓸 수 있습니다. 제21조제2항이 일괄공제를 배제하는 것은 배우자가 단독으로 상속받는 경우인데, 재삼46014-2485와 서일46014-10623 회신은 이 문구를 민법 제1003조의 규정에 의한 단독상속인이 되는 경우로 한정했습니다. 제1003조의 단독상속인은 직계비속도 직계존속도 없어서 배우자만 남은 경우입니다. 자녀의 포기로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되는 것은 대법원 2020그42 전원합의체 결정이 밝혔듯 민법 제1043조를 통한 것이므로 경로가 다릅니다.

포기가 아니라 협의분할로 배우자가 전부 가져가면 어떤가요?

그 경우에도 일괄공제 5억원을 적용받습니다. 재삼46014-2305 질의가 정확히 그 사안이었고, 회신은 배우자 단독상속인지가 동순위 공동상속인의 존재 여부에 달린 것이지 상속재산이 배우자에게 일부 분할되었느냐 전부 분할되었느냐에 달린 것이 아니라는 견해를 채택했습니다.

상속을 포기한 자녀도 자녀공제를 받을 수 있나요?

재산세과-179 회신은 배우자나 자녀가 상속의 포기 등으로 상속을 받지 아니한 경우에도 제19조와 제20조에 따른 공제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면상속증여2020-1687 회신도 같은 취지이면서 제24조의 한도가 적용된다는 점을 함께 확인했습니다. 공제를 계산할 자격은 남고 한도에서 걸린다는 구조입니다.

형제자매가 상속인이 되면 일괄공제를 못 받나요?

받을 수 있습니다. 서면상속증여2018-554 회신은 어머니가 상속을 포기해 형제자매가 상속인이 된 사안에서 기존 해석사례 서일46014-10011을 인용하며 민법상 상속의 순위에 따라 형제자매가 상속인이 되는 경우에도 일괄공제 규정을 적용받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제24조제2호의 한도가 별도로 걸립니다.

그러면 배우자에게 몰아주려고 자녀가 포기하면 상속세가 줄어드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배우자 상속공제 한도를 정하는 제19조제1항제1호의 D가 포기를 없었던 것으로 놓고 법정상속분을 계산하도록 하고 있어, 배우자가 실제로 받는 재산이 늘어도 공제 한도는 그대로입니다. 일괄공제가 살아 있어 결과가 나빠지지도 않지만 좋아지지도 않는 구간입니다.

상속포기로 손자녀가 받으면 상속공제가 줄어드나요?

제24조제2호는 선순위인 상속인의 상속 포기로 그 다음 순위의 상속인이 상속받은 재산의 가액을 공제 한도에서 빼도록 정합니다. 이 조항이 위헌이라는 주장은 서울고등법원 2016누40650 판결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대법원 2016두60850 판결이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해 확정되었습니다. 다음 순위 상속인이 상속재산 전부를 받으면 한도액이 0원이 되어 기초공제나 일괄공제를 계산해 두었더라도 실제로 쓸 금액이 남지 않습니다. 민법 제1043조에 따라 같은 순위 상속인에게 귀속되는 경우는 순위가 바뀌지 않아 해당하지 않습니다.

상속포기를 하면 사망보험금도 상속세에서 빠지나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8조는 피상속인이 보험계약자인 보험계약에 의하여 받는 보험금을 상속재산으로 본다고 규정하면서 상속포기 여부를 요건으로 두지 않았습니다. 제2조제4호가 포기한 사람도 상속인에 포함시키고 있어 포기했다는 사정만으로 상속세 계산에서 빠지는 구조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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