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글에서 상속을 포기해도 세법에서는 상속인으로 본다는 점을 정리했습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조 제4호가 상속인의 정의에 상속을 포기한 사람을 넣어두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실무에서 더 자주 부딪히는 질문은 그다음입니다. 낼 의무가 있다는 것은 알겠는데, 도대체 얼마까지 내야 하는가입니다. 상속재산이 30억이든 100억이든 포기한 사람이 그 세금을 전부 떠안는 것은 아닙니다. 법이 한도를 정해두었고, 그 한도가 어떻게 계산되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연대납세의무란 무엇인가
연대납세의무는 여러 사람이 하나의 세금을 함께, 그리고 각자 전부에 대해 부담하는 관계입니다. 세무서는 순서를 기다리지 않고 그중 누구에게나 청구할 수 있고, 청구받은 사람이 자기 몫만 내겠다고 주장할 수는 없습니다. 주된 납세자가 내지 못할 때 비로소 따라오는 2차 납세의무와는 구조가 다릅니다.
다만 상속세의 연대납세의무에는 한도가 붙어 있습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조의2 제3항이 각자가 받았거나 받을 재산을 한도로 한다고 정하고 있어, 그 금액을 넘는 부분은 청구되지 않습니다. 결국 상속을 포기한 사람의 부담은 이 한도를 어떻게 계산하느냐에서 정해집니다.
납부의무는 두 겹으로 되어 있는가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조의2는 성격이 다른 두 가지 의무를 나란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1항, 고유 납부의무
"상속인 또는 수유자는 상속재산(제13조에 따라 상속재산에 가산하는 증여재산 중 상속인이나 수유자가 받은 증여재산을 포함한다) 중 각자가 받았거나 받을 재산을 기준으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에 따라 계산한 금액을 상속세로 납부할 의무가 있다."
자기 몫만큼 내는 의무입니다. 시행령 제3조 제1항이 그 비율을 정하는데, 계산식의 분자에 그 사람이 받은 증여재산의 과세표준이 직접 들어갑니다. 상속 단계에서 받은 것이 없어도 생전에 증여받은 것이 있으면 분자가 만들어집니다.
제3항, 연대납부의무
"제1항에 따른 상속세는 상속인 또는 수유자 각자가 받았거나 받을 재산을 한도로 연대하여 납부할 의무를 진다."
다른 상속인이 내지 못한 세금까지 대신 부담하는 의무입니다. 실무에서 금액이 커지는 쪽은 대부분 이쪽입니다.
연대납부의무의 한도는 어떻게 계산하는가
한도의 정의는 시행령 제3조 제3항에 있습니다.
"상속으로 인하여 얻은 자산(법 제13조제1항에 따라 가산한 증여재산을 포함한다)의 총액에서 부채총액과 그 상속으로 인하여 부과되거나 납부할 상속세 및 법 제13조제1항에 따라 가산한 증여재산에 대한 증여세를 공제한 가액"
식으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 구분 | 내용 |
|---|---|
| 더하는 것 | 상속으로 얻은 자산 + 제13조 제1항에 따라 가산한 증여재산 |
| 빼는 것 | 부채총액, 부과되거나 납부할 상속세, 가산한 증여재산에 대한 증여세 |
상속을 포기한 사람은 상속으로 얻은 자산이 0입니다. 그러면 남는 것은 가산한 증여재산 하나뿐이고, 그것이 곧 한도가 됩니다. 상속세 총액이 아무리 커도 그 한도를 넘는 금액은 청구되지 않습니다.
누가 준 증여인지에 따라 한도가 달라진다
한도에 들어오는 것은 아무 증여가 아니라 제13조 제1항에 따라 가산한 증여재산입니다. 그 조문은 대상을 이렇게 한정합니다.
"상속개시일 전 10년 이내에 피상속인이 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가액"
주어가 피상속인입니다. 같은 10년 안에 받은 증여라도 준 사람이 피상속인이 아니면 이 조문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 증여자 | 상속세 과세가액 가산 | 연대납세의무 한도 산입 |
|---|---|---|
| 피상속인 | 가산 (10년) | 산입 |
| 시부모, 장인, 외조부모 등 | 가산하지 않음 | 산입하지 않음 |
배우자가 시어머니에게서 받은 돈, 며느리가 친정에서 받은 돈은 각각 그 증여자와의 관계에서 증여세를 따질 문제일 뿐, 피상속인의 상속세와는 연결되지 않습니다. 세무서가 계좌를 훑다 보면 두 종류가 뒤섞여 나오는데, 증여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상속세에서의 취급이 달라집니다.
증여재산공제도 관계마다 다릅니다. 제53조는 배우자 6억원, 직계존속 5천만원, 직계비속 5천만원, 그리고 4촌 이내의 혈족과 3촌 이내의 인척은 1천만원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시부모는 인척이라 마지막 항목에 해당합니다. 직계존속으로 오해해서 5천만원으로 계산하면 결과가 어긋납니다.
한도가 있으면 안심해도 되는가
한도가 정해져 있다는 말은 그 금액까지는 실제로 부담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상속세 총액이 한도보다 크면 한도가 전부 채워집니다.
총액을 키우는 원인은 대개 상속재산 자체입니다. 특히 피상속인이 법인을 운영하던 경우 비상장주식 평가액이 예상을 크게 넘어서는 일이 있습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3조 제1항 제1호 나목과 시행령 제54조가 정한 계산식으로 값이 산정되는데, 최근 3년간 순손익액이 결과를 밀어 올리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앞선 글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정리하면 포기한 사람의 부담은 두 가지가 맞물려 정해집니다. 한도가 얼마인지와 상속세 총액이 그 한도를 넘는지입니다. 한도만 보고 안심하거나 총액만 보고 걱정하는 것 모두 정확한 판단이 아닙니다.
사례로 보면 어떻게 되는가
자녀 세 명 중 한 명이 상속을 포기했고, 상속재산은 30억원이라고 가정합니다. 포기한 자녀는 생전에 피상속인에게서 5,000만원을, 외조부에게서 5,000만원을 증여받았습니다.
상속세 과세가액은 30억 5,000만원이고 산출세액은 억 단위로 나옵니다. 그런데 이 자녀의 연대납세의무 한도는 5,000만원입니다. 피상속인이 준 5,000만원만 한도에 들어오고, 외조부가 준 5,000만원은 제13조 제1항의 대상이 아니어서 산입되지 않습니다.
같은 시기에 같은 금액을 받았는데 하나는 한도가 되고 하나는 되지 않습니다. 구분 기준은 금액이 아니라 누가 주었는가입니다.
정리하면
1. 상속을 포기해도 납부의무는 남지만, 제3조의2 제3항과 시행령 제3조 제3항이 한도를 정하고 있습니다. 2. 한도에 들어오는 것은 피상속인이 준 증여뿐입니다. 시부모나 외조부모에게서 받은 증여는 산입되지 않습니다. 3. 한도가 있어도 상속세 총액이 그보다 크면 한도가 전부 채워집니다. 총액과 한도를 함께 보아야 합니다.
- 상속인의 정의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조 제4호(민법 제1000조·제1001조·제1003조·제1004조에 따른 상속인을 말하며, 같은 법 제1019조 제1항에 따라 상속을 포기한 사람 및 특별연고자를 포함한다)
- 고유 납부의무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조의2 제1항(상속인 또는 수유자는 상속재산 중 각자가 받았거나 받을 재산을 기준으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에 따라 계산한 금액을 상속세로 납부할 의무가 있다. 괄호에서 제13조에 따라 상속재산에 가산하는 증여재산 중 상속인이나 수유자가 받은 증여재산을 포함한다고 규정)
- 연대납부의무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조의2 제3항(제1항에 따른 상속세는 상속인 또는 수유자 각자가 받았거나 받을 재산을 한도로 연대하여 납부할 의무를 진다)
- 납부의무 비율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3조 제1항(상속인별 상속세 과세표준 상당액을 전체 금액으로 나눈 비율. 제1호가 법 제13조 제1항에 따라 상속재산에 가산한 상속인별 증여재산의 과세표준을 분자에 포함)
- 한도의 정의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3조 제3항(상속으로 인하여 얻은 자산(법 제13조 제1항에 따라 가산한 증여재산을 포함한다)의 총액에서 부채총액과 그 상속으로 인하여 부과되거나 납부할 상속세 및 법 제13조 제1항에 따라 가산한 증여재산에 대한 증여세를 공제한 가액)
- 사전증여 가산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3조 제1항 제1호(상속개시일 전 10년 이내에 피상속인이 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가액), 제2호(상속개시일 전 5년 이내에 피상속인이 상속인이 아닌 자에게 증여한 재산가액), 제1항 후단(제14조에 따른 금액이 상속재산의 가액을 초과하는 경우 그 초과액은 없는 것으로 본다)
- 증여재산공제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53조 제1호(배우자 6억원), 제2호(직계존속 5천만원, 미성년자는 2천만원), 제3호(직계비속 5천만원), 제4호(제2호·제3호 외에 4촌 이내의 혈족, 3촌 이내의 인척 1천만원)
- 증여세액공제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8조 제1항(상속재산에 가산한 증여재산에 대한 증여세액을 상속세산출세액에서 공제. 다만 부과제척기간 만료로 증여세가 부과되지 아니하는 경우와 상속세 과세가액이 5억원 이하인 경우는 제외), 제2항(가산한 증여재산의 과세표준이 차지하는 비율을 곱한 금액을 한도로 함)
- 공제 적용 한도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4조 제3호(상속세 과세가액에 가산한 증여재산가액에서 제53조 등에 따라 공제받은 금액을 뺀 가액을 공제 한도에서 차감. 상속세 과세가액이 5억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만 적용)
- 비상장주식 평가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3조 제1항 제1호 나목, 시행령 제54조(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의 3 대 2 가중평균)
- 피상속인 국세의 승계 - 국세기본법 제24조 제1항(상속인 또는 민법 제1053조에 규정된 상속재산관리인은 피상속인에게 부과되거나 그 피상속인이 납부할 국세 및 강제징수비를 상속으로 받은 재산의 한도에서 납부할 의무를 진다), 제3항(상속인이 2명 이상일 때에는 민법 제1009조·제1010조·제1012조·제1013조에 따른 상속분에 따라 나누어 계산한 국세 등을 상속으로 받은 재산의 한도에서 연대하여 납부), 제4항(상속인이 있는지 분명하지 아니할 때에는 납부의 고지·독촉을 상속재산관리인에게 하여야 한다), 제5항(상속재산관리인도 없을 때에는 세무서장이 상속개시지 관할 법원에 선임을 청구할 수 있다)
- 국세기본법 제24조의 안분 - 서울행정법원 2009. 10. 15. 선고 2009구단2514 판결. 공동상속인이 납세의무승계로 부담하는 범위는 상속분에 따라 안분하여 계산한 국세이고, 조문에 "연대하여"라는 문구가 추가되었다고 하여 각자가 부담하는 범위가 달라지지 않으며, 납세고지서에 공동상속인별로 안분한 세액과 산출근거를 기재하여야 함. 또한 상속으로 얻은 재산 계산 시 공제되는 부채총액의 입증책임은 납세의무승계인에게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