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소득세

퇴직금 IRP로 받으라는데, 그냥 빼면 안 되나요?

퇴직금을 받으려면 이제 회사에서 IRP(개인형 퇴직연금) 계좌부터 만들어 오라고 합니다. 2022년부터 퇴직금은 원칙적으로 IRP를 거쳐 지급하도록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많은 분이 IRP에 들어온 돈을 곧바로 해지해 통장으로 옮기고 맙니다. IRP는 세금을 깎아주는 종착지가 아니라, 퇴직금을 연금이라는 다른 노선으로 갈아탈 수 있게 해주는 환승역에 가깝습니다. 갈아타지 않고 곧장 개찰구로 나가 버리면, 아낄 수 있었던 세금을 그대로 냅니다.

퇴직금은 대부분 IRP로 받게 되어 있습니다

IRP는 퇴직금이나 노후 자금을 모아 운용하다 55세 이후 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개인 계좌입니다. 2022년 4월부터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라, 퇴직금은 근로자가 지정한 IRP 계좌로 이전해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 되었습니다. 다만 만 55세 이후에 퇴직하는 경우, 퇴직금이 300만원 이하인 경우, 근로자 사망이나 외국인근로자 출국 등은 예외여서 통장으로 바로 받을 수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55세 이전에 300만원을 넘는 퇴직금을 받는 분은, 원하든 원치 않든 그 돈이 일단 IRP 계좌로 들어옵니다.

IRP로 받는다고 세금이 깎이는 건 아닙니다

여기서 오해가 자주 생깁니다. IRP로 받기만 하면 세금이 저절로 줄어든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환승역에 들어섰다고 운임이 깎이는 게 아니라, 갈아타는 사람에게만 할인이 붙는 것과 같습니다. IRP에 들어온 돈을 바로 해지해 일시금으로 빼면 퇴직소득세는 고스란히 그대로 나옵니다. 세금이 줄어드는 건 그 돈을 IRP에 그대로 두고, 55세 이후 연금이라는 노선으로 갈아타 나눠 받을 때뿐입니다.

연금으로 갈아타면 세금이 얼마나 줄어드나요

퇴직금을 연금으로 받으면 원래 낼 퇴직소득세의 70%만 부담합니다. 수령 기간이 길어져 11년차부터는 그 비율이 60%까지 내려갑니다. 어떻게 받느냐에 따라 세금의 30~40%가 사라지는, 일종의 할인 운임인 셈입니다. 흔히 사적연금은 연 1,500만원을 넘으면 종합과세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퇴직금을 재원으로 한 연금은 이 한도와 무관합니다. 금액이 아무리 커도 위 감면율이 그대로 적용되고 분리과세로 마무리됩니다.

55세에 한꺼번에 빼도 할인이 될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감면을 받는 연금수령으로 인정되려면, 55세 이후 연금 개시를 신청한 뒤 정해진 연금수령한도 안에서 나눠 받아야 합니다. 이 한도를 넘겨 한 해에 몰아 빼면, 초과한 금액은 연금이 아니라 연금외수령으로 보아 할인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한도를 정하는 계산식이 잔액을 남은 기간으로 나누는 구조라, 실제로는 대략 10년 안팎에 걸쳐 나눠 받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55세가 되었다고 IRP를 한 번에 비우면, 갈아타는 게 아니라 그냥 내리는 것이라 할인 운임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얼마나 차이날까요

같은 퇴직금을 바로 해지해 일시금으로 받을 때와 연금으로 나눠 받을 때를,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연금 70% 기준으로 비교해 보겠습니다. 20년 근속에 1억원은 123만원에서 86만원으로 약 37만원, 20년 근속에 2억원은 773만원에서 540만원으로 약 233만원, 30년 근속에 3억원은 1,085만원에서 759만원으로 약 326만원이 줄어듭니다. 원래 세금이 많이 나오는 사람일수록 연금으로 아끼는 금액이 큽니다. 근속이 짧은데 목돈을 받는 경우가 특히 그런데, 10년 근속에 2억원이면 1,966만원에서 1,376만원으로 약 590만원을 덜어냅니다. 11년 이상 나눠 받으면 절감액은 여기서 더 늘어나고, 세금으로 나갔을 돈까지 IRP 안에서 함께 굴러 운용 밑천이 커지는 효과는 덤입니다.

그래도 바로 빼는 게 나은 경우도 있습니다

연금이 늘 정답은 아닙니다. 당장 목돈이 필요하거나 갚아야 할 빚이 있는 경우, 55세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는 경우에는 해지해 쓰는 편이 맞습니다. IRP 자금은 정해진 사유가 아니면 중도 인출이 어렵고, 운용 상품에 따라 수익이 날 수도 손실이 날 수도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결국 오래 묵혀 노후에 나눠 쓸 수 있는 돈이라면 연금이, 지금 당장 써야 할 돈이라면 일시금이 유리합니다. 어느 쪽이 나은지는 본인 사정에 따라 갈리는 선택입니다.

나이에 따라 답이 달라집니다

한 가지 더 따질 것은 자금이 묶이는 기간입니다. 연금은 55세 이후 나눠 받으므로, 퇴직이 이를수록 그만큼 돈이 오래 묶입니다. 그동안 그 돈으로 받을 수 있었던 예금이자를 포기하는 셈이니, 절감되는 세금이 이 기회비용보다 큰지 함께 저울질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체로 55세에 가까울수록 기다리는 부담이 작아 연금이 유리하고, 퇴직이 이를수록 신중히 따져볼 문제입니다. 아래 세금 계산기의 '퇴직금' 탭에서 퇴직금과 근속연수, 나이를 넣으면 일시금과 연금 수령의 세금 차이를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법령·근거
  •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9조 제2항 - 퇴직금은 원칙적으로 근로자가 지정한 IRP 계좌로 이전해 지급(2022.4.14 시행). 55세 이후 퇴직, 300만원 이하 등은 예외
  • 소득세법 - 퇴직금을 연금으로 수령 시 이연퇴직소득세의 70%(연금수령 11년차부터 60%)만 과세
  • 소득세법 시행령 제40조의2 - 연금수령한도 내 인출만 연금수령으로 인정, 초과분은 연금외수령으로 과세

자주 묻는 질문

퇴직금을 IRP로 받으면 세금이 자동으로 줄어드나요?

아닙니다. IRP에서 바로 해지해 일시금으로 빼면 퇴직소득세를 그대로 냅니다. 세금이 줄어드는 것은 그 돈을 IRP에 두고 55세 이후 연금으로 나눠 받을 때뿐입니다.

연금으로 받으면 얼마나 감면되나요?

이연된 퇴직소득세의 70%만 부담하고, 연금수령 11년차부터는 60%로 낮아집니다. 즉 30~40% 감면됩니다. 퇴직금을 재원으로 한 연금은 사적연금 연 1,500만원 한도와 무관하게 이 감면이 적용됩니다.

55세에 IRP를 한 번에 다 빼도 감면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연금수령한도 안에서 나눠 받아야 감면이 적용되며, 한도를 넘겨 한꺼번에 빼면 그 초과분은 연금외수령으로 보아 감면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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