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금이 들어오면 그때 세금계산서를 끊으려고 합니다.”
공사를 마치고도 돈을 받지 못한 시공사라면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자재비와 인건비는 이미 나갔는데, 받지도 못한 공사대금의 부가세까지 먼저 부담해야 하니 답답한 일입니다.
그래도 법에서 정한 공급시기가 되었다면 세금계산서를 발급해야 합니다. 공사대금이 밀렸다는 사정만으로 발급 시기를 늦출 수는 없습니다. 먼저 확인할 것은 그 공사의 공급시기가 언제인지입니다. 일반과세자가 부가세 과세 대상인 공사용역을 제공하는 경우를 보겠습니다. 부가가치세법 제16조 · 제34조
공사를 끝낸 날과 돈을 받는 날
설명을 위해 가상의 상가 보수공사를 하나 보겠습니다. 기성금을 나눠 받는 계약은 아니며, 공사비는 처음부터 확정돼 있습니다. 시공사는 2026년 6월 30일에 약속한 공사를 모두 마치고 발주자에게 인도했습니다. 잔금 지급일은 7월 31일이었지만, 실제로 돈이 들어온 날은 9월 10일입니다. 선발급한 세금계산서는 없습니다.
이 경우 공급시기는 원칙적으로 공사를 완료한 6월 30일입니다. 잔금 약정일인 7월 31일이나 입금일인 9월 10일로 옮기지 않습니다.
세금계산서의 작성일자와 실제 발급기한도 구분해야 합니다. 계약서와 완료 확인서 등으로 거래 사실이 확인되어 법 제34조 제3항 제3호를 적용할 수 있다면, 작성일자는 6월 30일로 하고 7월 10일까지 발급할 수 있습니다. 이 특례는 7월 거래로 처리해도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부가가치세법 제34조
| 이 사례의 날짜 | 의미 |
|---|---|
| 6월 30일 | 공사 완료·인도, 공급시기와 작성일자 |
| 7월 10일 | 위 발급 특례를 적용한 발급기한 |
| 7월 31일 | 계약상 잔금 지급일 |
| 9월 10일 | 실제 수금일 |
그렇다면 공사 완료일은 사용승인일로 정하면 될까요? 계약에서 맡은 일의 범위와 실제 이행 상태까지 함께 보아야 합니다. 대법원은 사용검사승인을 받게 할 책임까지 시공사에 있던 보수공사에서 사용검사승인일을 공급시기로 판단했습니다. 현장 작업을 마친 날짜만으로 계약상 의무가 모두 끝났다고 볼 수 없었던 것입니다. 대법원 2008. 8. 21. 선고 2008두5117
반대로 시설을 인수해 가동한 뒤 통상적인 유지보수공사를 했다는 이유로 공급시기가 뒤로 밀리지는 않은 사례도 있습니다. 따라서 사용승인 뒤에 작업이 있었다면, 당초 계약상 공사를 마저 한 것인지, 완료 후의 유지보수인지 작업 내용과 규모를 확인해야 합니다. 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3두22291

기성금은 공사 중에도 발급 시기가 옵니다
공사의 진행 정도에 따라 대금을 나눠 받기로 한 완성도기준지급조건부 계약이라면, 각 부분의 대가를 받기로 한 때가 공급시기입니다. 공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더라도 해당 기성금의 공급시기는 먼저 올 수 있습니다.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29조 제1항
예를 들어 공사가 진행 중이고, 확정된 기성금의 지급일을 5월 20일로 약정했다면 실제 입금이 6월로 늦어져도 공급시기는 5월 20일입니다. 이 예시는 선발급이 없고 지급일이 특정된 경우입니다. 계약이 ‘검사 확정 후 일정 기간 이내 지급’으로 되어 있다면 검사·금액 확정 절차와 실제 지급 내용을 더 살펴야 합니다.
세법상 중간지급조건부 계약도 각 부분의 대가를 받기로 한 때를 기준으로 합니다. 다만 돈을 여러 번 받는다는 이유만으로 모두 이 유형에 해당하지는 않습니다. 일반적인 민간 계약에서는 계약금 약정일의 다음 날부터 공사 완료일까지의 기간이 6개월 이상인지, 그 기간에 계약금 외 대가를 분할해 받는지 등 시행규칙의 요건을 확인합니다. 부가가치세법 시행규칙 제20조
여기서 잔금을 놓치기 쉽습니다. 완성도기준지급조건부·중간지급조건부 공사라도, 완료 후 받기로 한 대가 부분은 완료일이 공급시기입니다. 공사 중의 기성금 지급일과 완료 후의 잔금 지급일을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면 안 됩니다.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29조 제1항 단서
기성금을 청구하지 않은 채 공사를 끝냈다고 해서 발급 시기가 계속 미뤄지는 것도 아닙니다. 국세청은 기성 청구가 중단된 상태에서 공사가 완료된 사례에서, 미청구 부분의 공급시기도 공사 완료 시점으로 보았습니다. ‘아직 청구하지 않았다’는 사정과 ‘대가 자체를 확정할 수 없다’는 사정은 다릅니다. 부가가치세과-226, 2010. 2. 24.
공사금액 자체를 다투고 있다면
‘정해진 돈을 주지 않는 경우’와 ‘얼마를 받아야 하는지 확정되지 않은 경우’는 구분해야 합니다.
계약금액이 확정되어 있는데 발주자가 지급을 미룬다면, 미수금이 있다는 이유로 공급시기가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반면 통상적인 완료일이나 대금 약정일을 공급시기로 볼 수 없는 경우에는, 용역 제공이 끝나고 공급가액이 확정되는 때를 기준으로 하는 예외를 검토합니다. 소송을 제기했다는 사실만으로 판결일까지 발급을 미룰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29조 제2항 제1호
공사가 중단되고 기성대금에 다툼이 생겨 법원 판결로 대가가 정해진 사안에서는, 국세청이 그 대가가 확정되는 때를 공급시기로 회신했습니다. 계약 해지 당시 실제로 얼마만큼의 공사가 제공됐고 그 대가가 얼마인지 다투는 경우에 참고할 수 있는 회신입니다. 서면인터넷방문상담3팀-2054, 2007. 7. 24.
반대로 계약상 공사금액이 정해져 있고 공사도 끝났는데, 하자나 지체상금 때문에 지급할 잔액을 다툰 사안에서는 소송이 끝난 날로 공급시기를 늦추지 않았습니다. 판결이 새로운 대가를 확정한 것인지, 이미 정해진 대금의 지급 문제를 정리한 것인지를 살펴야 합니다. 조심2016중1708, 2016. 7. 18.
따라서 원래 계약대금, 다투는 추가 공사비, 공사대금에서 공제하겠다는 하자 관련 금액을 구분해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분쟁이 있다는 말만으로 공사 전체의 세금계산서를 한꺼번에 미루지 않도록, 어느 금액이 어떤 이유로 확정되지 않았는지부터 살펴야 합니다.
분쟁 도중 시공사가 폐업했다면 폐업일도 확인해야 합니다. 원래 공급시기 전에 폐업하는 경우에는 폐업일을 공급시기로 보는 별도 규정이 있어, 판결일만 기다리는 방식으로 처리할 수 없습니다.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29조 제3항
끝내 돈을 회수하지 못하면 대손세액공제를 별도로 검토합니다. 법정 대손 사유와 증빙 요건을 충족해야 하므로, 단순히 입금이 늦다는 이유만으로 매출세액을 빼거나 이미 공급한 공사의 세금계산서를 취소할 수는 없습니다. 대손의 구체적인 판단은 30편에서 이어갑니다. 부가가치세법 제45조
미수금이 있는 현장은 계약서의 대금 지급 조항 옆에 기성 확정일, 실제 완료일, 발급일, 입금일을 나란히 적어 보십시오. 완료일이 불분명하면 준공검사·인도 자료와 작업일보를, 금액을 다투고 있다면 변경계약과 정산 내역을 함께 확인하면 됩니다. 대금 회수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세금계산서 발급기한은 따로 관리해야 합니다.

지창언 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