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과 땅을 한꺼번에 팔면서 총액은 합의했습니다. 그런데 계약서를 쓰려니 건물값이 고민됩니다. 건물값을 줄이고 땅값을 늘리면 부가세도 줄어들 것 같습니다. 당사자끼리 동의하면 되는 걸까요?
계약서에 토지와 건물 가격을 나눠 적었다고 해서 그 금액이 언제나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실제 거래가액의 구분이 분명한지, 법에서 정한 안분가액과 30% 이상 차이가 나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여기서는 토지 공급은 면세이고 건물 공급은 과세인 사업자의 거래를 전제로 합니다. 국민주택 면세나 사업 양도 등은 먼저 별도로 판단해야 합니다. 부가가치세법 제26조 부가가치세법 제29조

‘구분해서 적었다’와 ‘실제 가격이다’는 다릅니다
부가가치세법은 토지와 건물을 함께 공급하면 원칙적으로 건물의 실지거래가액을 공급가액으로 삼습니다. 다만 가격 구분이 불분명하거나, 구분한 금액이 시행령에 따른 안분가액과 30% 이상 차이 나면 법정 안분을 적용합니다. 후자의 경우에는 시행령이 정한 예외도 있습니다. 부가가치세법 제29조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64조 · 법정 안분의 적용
숫자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부가세를 제외한 총 매매대금이 10억원입니다. 적법한 기준으로 안분한 건물값은 4억원인데 계약서에는 2억원으로 적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건물 부분의 차이는 2억원이고, 안분가액 4억원 대비 50%입니다. 예외 사유도 없다면 계약서상 2억원만을 기준으로 부가세 2천만원을 계산할 수 없습니다. 이 사례의 안분된 건물 공급가액은 4억원, 세액은 4천만원입니다.
반대로 30%에 조금 못 미치게 맞췄으니 안전하다고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실제 가격 구분 자체가 불분명하면 별도의 안분 사유에 해당합니다. 협상 과정, 감정평가서, 건물의 상태와 사용 가능성, 가격 산출 자료가 계약서의 숫자를 뒷받침해야 합니다.
감정평가서에도 적용할 수 있는 기간이 있습니다
시행령은 기준시가의 존재 여부와 적격한 감정평가가액의 유무에 따라 계산 방법을 정합니다. 토지와 건물 모두 기준시가가 있으면 원칙적으로 계약일 현재 기준시가의 비율로 나눕니다. 다만 법에서 정한 기간의 감정평가가액이 있으면 그 비율을 적용합니다.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64조 · 감정평가 기간과 기준시가
여기서 감정평가 기간은 원칙적으로 공급시기가 속하는 과세기간의 직전 과세기간 개시일부터 공급시기가 속하는 과세기간 종료일까지입니다. 중간지급조건부·장기할부판매 등은 최초 공급시기를 기준으로 하는 규정도 확인해야 합니다. 매매계약일, 세법상 공급시기, 감정평가일을 나란히 적어 보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한쪽 또는 양쪽의 기준시가가 없을 때도 ‘그럼 장부가로 나누면 된다’로 바로 넘어가지 않습니다. 감정평가가액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를 나누고, 장부가액·취득가액과 기준시가가 있는 자산의 처리까지 시행령의 순서대로 계산해야 합니다. 장부가도 없으면 취득가액을 쓰는 등 조건이 있으므로 거래별 계산표를 남겨야 합니다.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64조 · 기준시가가 없는 경우
조회할 자료도 구분해야 합니다. 토지의 개별공시지가, 주택 공시가격, 일반 건물의 기준시가는 서로 다른 자료입니다. 건물은 국세청의 해당 연도 기준시가 고시와 적용 대상을 확인해야 합니다. 현재 거래를 계산하면서 오래된 교재의 신축가격 기준액을 그대로 쓰면 안 됩니다. 국세청은 2026년 건물 기준시가 계산방법 해설도 공개하고 있습니다. 국세청 2026년 건물 기준시가 계산방법 해설
철거할 건물이면 예외부터 정확히 읽습니다
현행 시행령은 토지와 건물을 함께 공급받은 뒤 건물을 철거하고 토지만 사용하는 경우를, 앞서 본 ‘30% 이상 차이’ 규정의 예외로 정합니다. 다른 법령에 따라 가격을 구분하는 경우도 예외에 들어 있습니다.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64조 · 철거 등 예외
따라서 오래된 자료의 ‘철거가 예정돼 있어도 반드시 기준시가로 안분한다’는 설명을 모든 현재 거래에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철거 예정’ 네 글자만 계약서에 넣으면 건물값을 언제나 0원으로 정할 수 있다는 뜻도 아닙니다. 실제 거래가액의 구분이 불분명한 경우의 규정은 남아 있고, 매수인의 철거·토지 사용 사실도 확인해야 합니다.
계약서의 철거 약정, 건물 사용 여부, 철거 계약과 완료 자료, 대금 산출 근거를 함께 보관해야 합니다. 매도인의 부가세 계산과 매수인의 철거비 매입세액 공제도 다른 문제입니다. 가격 구분이 인정돼도 철거비 세액을 공제할 수 있는지는 다음 13편에서 다시 판단합니다.
토지·건물 안분이라는 말은 양도소득세에서도 나옵니다. 이 글에서 확인한 부가세의 철거 예외를 양도소득세 계산에 그대로 옮길 수는 없습니다. 거래 전에 세목별로 계산표를 나눠 두어야 매도인과 매수인이 서로 다른 세금을 같은 문제로 오해하지 않습니다.

지창언 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