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건물을 지으려고 오래된 건물과 땅을 함께 샀습니다. 철거업체에서 공사비와 부가세가 적힌 세금계산서를 받았습니다. 앞으로 지을 건물은 과세되는 상가입니다. 철거비 부가세도 당연히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토지만 사용하려고 건물을 함께 취득해 철거했다면, 그 건물의 취득·철거와 관련된 매입세액은 공제되지 않습니다. 새로 지을 건물이 과세 대상이라는 사정만으로 이 결론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부가가치세법은 토지 관련 매입세액을 공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시행령은 이 취득·철거 비용을 그 범위에 넣습니다. 부가가치세법 제39조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80조

토지가 면세라는 것과 관련 용역의 과세는 별개입니다
토지 자체의 공급은 면세입니다. 그렇지만 토지를 취득하거나 정비하는 과정에서 받은 중개·측량·공사 용역까지 모두 면세인 것은 아닙니다. 공급업체가 적법하게 부가세를 청구했더라도, 토지 관련 지출인 매수인에게는 그 세액의 공제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공급자의 매출세액과 매수인의 매입세액은 각각 판단해야 합니다. 부가가치세법 제26조 부가가치세법 제39조
예를 들어 처음부터 철거할 목적으로 취득한 구건물에 공급가액 1억원과 부가세 1천만원을 지급하고, 철거비로 공급가액 3천만원과 부가세 3백만원을 지급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해당 세금계산서가 적법하게 발급되었다는 전제에서, 토지만 이용하기 위한 취득·철거라면 세액 합계 1천3백만원을 공제 대상으로 넣을 수 없습니다. 구건물 취득 자체가 면세 등 다른 거래에 해당하는지는 이 계산 전에 확인해야 합니다.
대법원도 새 건물의 부지를 마련하려고 기존 건물을 취득·철거하는 경우에 토지 관련 매입세액 규정이 적용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새 상가의 공사원가로 장부에 넣었다’는 설명만으로 공제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대법원 2008. 2. 1. 선고 2007두2524 판결
‘토목공사비’라는 한 줄을 실제 작업으로 나눕니다
시행령은 토지 취득·형질변경, 공장부지·택지 조성 등에 관련된 매입세액과 토지 가치를 현실적으로 높이는 자본적 지출을 규정합니다. 무엇에 썼는지를 보아야 하므로, 세금계산서 품목이 ‘토목공사’라는 이유만으로 전액 공제하거나 전액 불공제하면 안 됩니다.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80조
땅을 평탄하게 만들거나 택지를 조성한 비용과, 새 건물의 지하층·기초를 시공하기 위한 작업은 목적과 귀속을 구분해야 합니다. 옹벽·도로·조경·흙막이도 이름만으로 답을 정하기 어렵습니다. 토지를 조성하는 시설인지, 별도의 구축물인지, 건물 공사의 일부인지 내역서와 도면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토지 취득에 직접 관련된 조사·평가·측량 비용, 오염토양 정화, 문화재 조사, 송전시설 이설, 산림 복구처럼 개발 과정에서 나오는 비용도 같은 방식으로 살펴야 합니다. 시행령의 토지 자본적 지출에 해당하는지와 건물·다른 시설에 직접 귀속되는 부분이 있는지 판단할 자료를 모아야 합니다. 복합 개발사업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지출을 일률적으로 토지·건물 가격비로 나누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건물만 처분하기 위해 발생한 비용인지, 토지와 건물을 함께 취득·분양하기 위한 공통 비용인지도 다릅니다. 중개보수·분양수수료는 대상 계약과 대가 산출 자료부터 확인하고, 공통 비용으로 남는 부분은 14편의 안분 문제와 연결합니다.
누구의 땅이고, 누가 어떤 사업을 했는지도 봅니다
이 글 첫 사례는 토지를 이용하려고 구건물을 처음부터 취득·철거한 경우입니다. 취득한 건물을 상당 기간 실제 과세 임대사업에 사용한 경우에는 취득 부가세를 다르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국세청은 개발 절차가 확정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실제 임대차계약에 따라 임대한 사례에서, 건물 취득 관련 매입세액의 공제를 인정할 수 있다고 회신했습니다. 다만 실제 임대사업을 위한 취득인지 등은 사실판단 사항으로 남겼습니다. 부가가치세과-313(2013.4.9.)
이 회신은 건물 취득 부가세에 관한 것입니다. 잠시 임대료를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뒤에 발생하는 철거비까지 자동 공제된다고 읽으면 안 됩니다. 취득 목적, 임대의 실질, 사용 기간, 철거 공사의 귀속을 각각 확인해야 합니다.
타인의 땅을 빌린 경우도 구분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지방자치단체 소유 토지를 빌려 골프장으로 조성한 사건에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토지 소유자가 아닌 사업자의 조성비를 토지 관련 불공제 매입세액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공제 여부는 그 사업자의 사업을 위한 지출인지 등을 더 살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임차인이 부담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부가세가 공제되는 것은 아니며, 면세사업 관련성 등 다른 불공제 사유는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대법원 2010.1.14. 선고 2007두20744 판결
시공사가 발주자의 땅에서 과세 공사용역을 제공하면서 부담한 비용도 발주자의 토지 취득비와 동일하게 처리하는 것은 아닙니다. 시공사의 과세 용역을 위한 매입인지, 면세인 국민주택 건설용역을 위한 매입인지 등 자신의 공급과 연결해 판단해야 합니다. 같은 현장에 참여했다는 사실만으로 각 업체의 매입세액 처리가 같아지지 않습니다. 부가가치세법 제39조 부가가치세법 제40조
철거를 결정했다면 취득계약서, 취득 전 사업계획, 기존 사용 내역, 공종별 견적서, 해체 관련 허가·신고와 완료 자료를 함께 보관해야 합니다. 해체 절차의 적법성은 별도로 확인하되, 세무에서는 이 자료들이 언제 어떤 목적으로 취득하고 철거했는지를 설명합니다. 공사 계약 단계에서 토지·건물·별도 시설의 공종을 나누어 두면, 신고할 때 어느 비용이 어디에 쓰였는지 확인하기 수월합니다.

지창언 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