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받은 공사대금은 5억5천만원인데, 매출이 왜 8억원입니까?”
건설회사 결산에서는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질문입니다. 돈을 받은 시기와 공사를 수행한 시기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입금액으로 매출을 정하면 선수금은 매출이 되고, 아직 받지 못한 공사대금은 장부에서 빠질 수 있습니다.
한 현장에도 숫자는 세 가지입니다
공급가액 20억원인 공사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올해 매출을 진행기준으로 인식할 수 있고, 적정하게 계산한 누적 진행률은 40%, 전기까지 인식한 매출은 없다고 가정합니다. 올해 매출은 8억원입니다. 그런데 기성청구 공급가액은 5억원이고, 해당 청구액 5억원과 부가세 5천만원을 모두 받아 통장에는 5억5천만원이 들어왔다면 어떨까요?
8억원은 수행한 공사의 수익, 5억원은 기성청구 공급가액, 5억5천만원은 부가세를 포함한 실제 회수액입니다. 이 사례는 청구액에 관한 부가세 공급시기가 도래한 것으로 가정합니다. 청구서를 보낸 날과 세법상 공급시기가 언제나 같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 셋은 같은 숫자로 맞추는 항목이 아닙니다. 입금액 중 부가세와 선수 성격을 구분하고, 청구권이 확정되었는지와 남은 수행의무를 확인해 매출채권이나 계약 관련 자산·부채를 정리해야 합니다. 구체적인 계정 명칭은 적용 회계기준에 따라 달라집니다.

모든 건설회사가 같은 기준을 쓰지는 않습니다
일반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하는 건설형 공사계약은 공사결과를 신뢰성 있게 추정할 수 있는지 확인한 뒤 진행기준을 적용합니다. 추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의 수익·비용 처리도 별도로 정해져 있습니다. 일반기업회계기준 제16장 문단 16.39·16.41·16.42·16.49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을 적용하는 회사는 해당 기준의 수익인식 요건을 봐야 합니다. 특히 K-IFRS에서는 공사라는 이유만으로 기간에 걸쳐 수익을 인식하지 않습니다. 수행의무와 통제 이전, 기간에 걸친 인식 요건을 판단한 후 진행 정도를 측정합니다. 분양계약의 중도금 일정만 보고 결론을 내릴 수 없는 이유입니다. IFRS 재단의 IFRS 15 수익 인식 안내
중소기업 회계처리 특례를 적용할 수 있는 회사는 1년 내 완료되는 용역·건설형 공사계약의 완성 시점에 수익을 인식할 수 있는 규정도 살펴야 합니다. 회사의 적용 자격과 선택한 회계정책을 먼저 확인해야 하며, 세법의 ‘1년 미만’ 문구와 섞어 쓰지 않아야 합니다. 일반기업회계기준 제31장 문단 31.2·31.3·31.9·31.14
세법도 별도로 봅니다. 법인세법 시행령은 건설 등 용역의 진행기준을 정하면서, 중소기업인 법인이 수행하는 계약기간 1년 미만 공사,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인도한 사업연도의 수익·비용으로 계상한 경우에는 인도기준을 적용할 수 있도록 정합니다. 장부가 불충분해 작업진행률을 계산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의 규정도 별도로 있습니다. 따라서 ‘단기는 무조건 완성기준, 장기는 무조건 진행기준’이라는 구분으로 신고하면 빠지는 조건이 생깁니다. 법인세법 시행령 제69조
회계상 매출과 세무상 익금의 시기가 다르면 차이를 세무조정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장부 매출 자체를 세금계산서 합계로 덮어쓰는 방식으로 해결할 일이 아닙니다.
세 숫자의 차이를 현장별로 남깁니다
결산 전에 현장별로 계약금액, 누적 원가, 예상 총원가, 누적 매출, 기성청구, 실제 입금을 한 줄에 놓아 보면 차이를 찾기 쉽습니다. 여기에 전기 말 잔액을 붙이면 차이가 발생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대표가 확인해야 할 것은 매출과 입금이 같은지보다, 다른 이유를 장부에서 설명할 수 있는지입니다. 그 설명이 있어야 올해 이익도, 앞으로 받을 돈도 제대로 보입니다.

지창언 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