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의 인물·가족관계·금액은 이해를 돕기 위해 구성한 가상의 사례입니다.
태경 씨는 아버지에게 상속받은 집을 팔기로 하고 오래된 서류 상자를 열었습니다. 매수할 때 쓴 계약서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아버지의 옛 매매계약서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양도소득세 검토에 먼저 필요했던 것은 몇십 년 전 매입가격이 아니라 상속 당시 집을 어떻게 평가했는지 보여주는 자료였습니다. 몇 년 전에 끝났다고 생각한 상속세 신고가 다시 현재의 거래로 이어졌습니다.
상속받은 집을 팔 때의 취득가액은 원칙적으로 상속개시일 현재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라 평가한 금액입니다. 세무서가 결정하거나 경정한 가액이 있다면 그 가액을 적용하는 규정도 있습니다. 아버지가 예전에 산 가격을 그대로 이어받는 방식은 아닙니다. 소득세법 시행령 제163조 제9항
취득가액이 왜 중요한지 숫자로 보면 쉽습니다. 같은 집을 10억 원에 판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세법상 인정되는 취득가액이 6억 원이면 차익은 4억 원, 8억 원이면 2억 원입니다. 필요경비와 비과세 등을 제외하고 매도가액에서 취득가액만 뺀 비교입니다. 상속 때 인정된 집값이 나중의 양도차익 계산에도 영향을 주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6억 원과 8억 원 중 세금이 적은 금액을 골라 신고할 수는 없습니다. 법정 요건에 맞는 매매사례나 감정가액 등으로 시가를 찾고,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울 때 보충적 평가방법을 적용합니다. 상속세를 줄이려고 낮게 적거나, 미래 양도세를 줄이려고 높게 적는 방식으로 정할 수 있는 숫자가 아닙니다.

태경 씨의 자료에는 상속세 신고서 외에도 당시 감정평가서와 주변 거래를 확인한 메모가 있었습니다. 신고서의 숫자만 보아서는 왜 그 가액을 사용했는지 알기 어려웠지만 함께 보니 판단 과정이 드러났습니다. 공제 때문에 당시 상속세를 내지 않았더라도 평가 자료가 필요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나중의 매각에서는 그 집값이 취득가액을 설명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한 번 결정된 금액을 나중에는 전혀 다툴 수 없는지도 궁금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2026년 8월 12일, 과거 세무서의 결정·경정가액이 객관성과 합리성을 갖춘 시가로 인정되지 않고 소송에서 상속 당시 시가가 증명된 경우에는 그 시가로 양도차익과 세액을 계산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2025두32147 공식 판결 안내
이 사건에서 다룬 것은 상속 당시의 비교매매사례가액입니다. 판결을 근거로 지금 더 높은 감정서를 받기만 하면 언제나 취득가액을 올릴 수 있다고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과거 결정가액의 성격과 당시 시가를 증명할 자료가 무엇인지가 중요합니다.
취득가액을 정한 뒤에는 상속 취득세와 등기 비용, 인정되는 자본적 지출 등 필요경비를 반영합니다. 수리비라면 금액뿐 아니라 어떤 공사를 했는지 보여주는 계약서와 영수증이 필요합니다. 비과세 여부와 보유기간, 장기보유특별공제까지 계산해야 실제 납부세액이 나옵니다.
태경 씨는 아버지의 옛 계약서만 찾던 일을 멈추고 상속세 신고서, 결정·경정 자료, 당시 평가 근거를 한데 모았습니다. 집을 보유하며 쓴 공사비 자료도 그 옆에 두었습니다. 상속 신고를 마쳤더라도 이 서류들은 집을 팔 때까지 함께 보관할 필요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