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의 인물·가족관계·금액은 이해를 돕기 위해 구성한 가상의 사례입니다.
아버지가 남긴 상가를 삼남매가 3분의 1씩 상속받고 등기도 마쳤습니다. 상가 근처에 사는 큰누나가 세입자 연락과 수리를 맡았고, 임대료에서 비용을 뺀 돈은 각자의 지분에 따라 나눴습니다.
몇 년이 지나자 다른 지역에 사는 동생들은 계약을 갱신하거나 서류를 챙길 때마다 연락을 주고받는 일이 번거로웠습니다. 누나가 업무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정리하고 싶었습니다.
“어차피 누나가 관리하니, 명의도 누나 한 사람으로 바꾸면 편하지 않을까?”
동생들이 원한 것은 관리의 편의였습니다. 자기 몫의 상가와 임대료까지 누나에게 주려는 뜻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등기 지분을 넘기는 것은 재산의 주인을 바꾸는 일입니다.
관리를 맡기는 것이 목적이라면 소유 지분은 그대로 두어도 됩니다. 이미 확정된 지분을 대가 없이 넘기면, 가족끼리 합의했더라도 증여세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돈을 받지 않고 넘기면, 늘어난 지분이 증여입니다
상속재산을 등기 등으로 나누어 각자의 몫이 확정된 뒤 다시 협의분할하면, 당초보다 늘어난 부분을 다른 상속인에게 증여받은 것으로 보는 규정이 있습니다. 상속세 신고기한 안의 재분할이나 당초 분할의 무효·취소 등 법정 예외는 따로 판단합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조 제3항
이 사례는 최초 분할과 등기가 유효하게 끝난 지 몇 년이 지났고, 위 예외에도 해당하지 않습니다. 동생들이 자기 지분을 누나에게 무상으로 넘기면, 누나가 원래 가진 3분의 1 외에 새로 받는 합계 3분의 2에 대해 증여세를 계산해야 합니다.
세금은 각 동생이 넘기는 지분의 가액과 이전 증여 등을 반영해 계산합니다. 누나가 그동안 관리를 맡았다는 사실만으로 새로 받는 지분이 세금 없이 누나 소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동생들에게 값을 치르면 매매를 봅니다
누나가 상가 전체를 실제로 소유하고 싶다면 동생들의 지분을 사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때는 지분을 파는 동생들의 양도소득세와 취득하는 누나의 취득세 등을 계산합니다. 가족끼리 낮은 가격에 거래하면 저가 거래에 따른 세금 문제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다만 이 가족이 원한 것은 지분 매매가 아니었습니다. 누나가 동생들에게 대금을 지급할 계획도 없었습니다. 따라서 매매계약서만 쓰는 방법으로 해결할 일은 아니었습니다.

관리만 맡기려는 것이라면 명의를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삼남매는 각자 3분의 1의 소유 지분을 유지하고, 누나에게 맡길 관리 업무를 정리했습니다. 세입자 연락과 계약 업무의 위임 범위, 수리비를 결정하는 방법, 임대료와 비용을 정산하는 주기를 약정했습니다.
누나가 들이는 시간과 수고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다면 관리 보수도 별도로 정할 수 있습니다. 관리비용을 정산하는 일과 상가 지분을 넘기는 일은 구분해서 합의하면 됩니다.
이 가족에게 필요한 것은 소유자를 한 명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공동소유 상태에서 관리할 사람과 정산 방법을 정하는 것이었습니다. 상가 지분은 그대로 두고 관리 업무를 맡기는 것으로 목적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